동유럽여행

-프라하의 연인이 되어---(2)

천지현황1 2007. 8. 3. 18:12

-프라하의 연인이 되어

 

 모스크바 공항에서 세 시간 동안 대기했다가 SU 143편으로 갈아타고 프라하로 떠난다. 창 밖을 내다보니 구름바다가 마치 설야처럼 펼쳐져 황홀하다. 3만 피트 이상의 고도에서 펼쳐지는 구름바다는 선계같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꿈의 궁전을 짓는데 기내식이 또 나온다. 현지 시각으로 20:30 분인데 한국 시각으론 새벽 03:30분인 셈이다. 우린 밤참을 먹는 셈이다. 햄에 치즈 그리고 빵 한 조각으로 간소하다.모스크바에서 탑승한 탓인지 외국인 탑승객이 절반에 가깝다. 기내 어나운스 멘트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드디어 꿈에 본 프라하에 섰다.

 

 로맨스가 움트는 '백탑의 황금도시'  프라하!  동유럽 여행의 출발점이다.프라하는 '북쪽의 로마''백탑의 황금도시' 등 갖가지 애칭으로 불리는 동유럽의 중심 도시.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올라 있는 역사지구를 중심으로 한 거리 곳곳에서 중세 유럽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일주일 동안 코우치 투어를 함께 할 폴란드 태생의 중년 미남 운전 기사, 미스터 밀러가 반갑게 맞이한다. 우리는 곧 바로 프라하의 야경을 보러 프라하성으로 향한다.프라하 시티투어는 보통 프라하성에서 시작한다.9세기때 처음 건설된 프라하성은 시대별 각기 다른 양식의 건축물이 더해져 하나의 작은 도시를 연상케 한다.

 

 어둠이 깔리기 전에 체코인의 다리에서 하차하여 구시가지 광장까지 걸어 고딕 양식의 시계탑 앞에 섰다. 600년 전에 건축된 이 탑의 모습은 그 건축미가  빼어나다. 정오에 타종하는데 그 모습을 내일 다시 보러 온다. 광장 둘레엔 성 야곱성당과 성 니콜라스 성당이 우뚝 서서 작은 광장을 둘러 싸고 있다. 광장 카페에서 체코맥주 한 잔을 시켜 잠시 다리를 쉰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인형 등 선물가게,서점 등 작고 예쁜 가게들도 늘어서 있는 골목 길을 지나 카를교로 간다. 이 골목은 관광객들로 붐빈다. 카를교에 다달을 즈음 어둠이 내려 맞은 편 프라하성은 볼타바강을 사이에 두고 멋진 야경을 선사한다.

 

 카를교엔 관광객들로 만원이다. 발 드딜 틈이 없다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인산인해다. 카를교는 블타바강에 놓인 가장 오래된 보행자 전용 돌다리다.12개의 교각이 떠받치고 있는 516m 길이의 이 다리는 중세유럽 건축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한 걸작으로 손꼽힌다.다리 위에 30기의 성인상이 있다.17세기 말부터 제작된 성인상은 다리를 한층 아름답게 꾸며준다.다리 중간쯤의 난간엔 독특한 모양의 부조가 새겨져 있는데 그 위에 손을 얹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한다.관광객이라면 누구나 한번씩은 만지고 간다.아내도 빠질세라 한 참을 만진다. 아마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 물을려다 포기했다. 아마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가족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둘째놈의 합격을 빌었겠지. 손을 탄 부분이 반들반들 윤이 나서 아내처럼 소원을 빈 관광객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나는 그 부조물을 만지지 않았는지 나도 모른다.

 밤이 늦어 자정 무렵에 '클럽 프라하'호텔로 돌아와 여장을 푼다. 한국에서 출발하여 자정까지 빡센 일정으로 피로해진 몸을 더블침대에 눕히자 프라하의 연인이 되어 곧 꿈나라로 여행을 한다.

 

 이튿날 아침 다시 카를교를 찾았다. 가는 길에 마주치는 건축물들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프라하엔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들이 많다. 고딕 양식의 건축물도 눈에 띄고 여러가지 형태의 아름다운 모양의 건축물들이 혼재되어 있어 더욱 중세풍의 아름다움이 전해온다.광장을 둥그렇게 감싸고 있는 구시청사의 '천문시계'가 최대 볼거리로 매시 정각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천사 조각상 옆에 있는 작은 창이 열리면 그리스도 12제자 조각상이 얼굴을 내민다.우린 타종 모습을 보기 위해 한 시간 전 부터 기다린다. 광장엔 우리처럼 타종 모습을 보려는 관광객들로 만원이다. 좋은 관광상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발길을 돌려 흐트라차니 광장에 있는 서쪽 정문으로 들어서면 웅장한 성 비투스대성당이 마중한다.블타바강(몰다우강) 맞은편에서도 보이는 성내 최대의 볼거리다.원래는 둥그런 형태의 교회였는데 11세기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재건됐고 14세기 카를4세 때 고딕 양식으로 새단장됐다.21개 예배당이 있는 성당 지하에는 역대 체코 왕들의 묘가 안치돼 있다.옛 왕궁은 대통령 집무실과 영빈관으로 쓰이고 있다.건설 당시 성당을 제외하면 기둥을 세우지 않고 천장을 높인 방으로 가장 컸다고 한다.황홀한 성당 내부를 돌아보며 감탄사만 연발한다.

 

 자유를 향해 혹독한 인내를 해야만 했던 프라하! 오늘 난 수줍은 소녀같은 아름다운 프라하를 만났다.1618년 종교전쟁이래 오스트리아 점령하에서 부터 압박과 설움으로 점철된 체코는 1939년 히틀러의 침략을 받고 1945년 구 소련으로 부터 해방 그리고 찾은 프라하의 봄을 온 몸으로 지켜낸 나라, 체코는 지금 음악과 로맨스가 흐르는 보상을 받은 진정한 자유를 얻은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낭만처럼 밀려왔다.

 (2007.07.27)

 

 프라하 가는 상공에서---구름바다가 마치 설야(Field covered with snow)같다

 

 

 채코인의 다리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의 트윈성당

 

 

 

 

 

 

 

 

 

카를교에서 바라 본 프라하성

 

 

성 비투스 성당

 

 

 

 

 

 

 

 

 

 

 

 

 

 

 

 

 

카를교의 소원비는 부조물

 

 

 

 

 

 

 

 

 

 

 

 

 

 

구시가지 광장의 천문시계탑-12시 정오 타종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