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이 도락선계에서 도를 찾기가 쉬울리가 없지 (도락산)
노자는 도덕경에서 도를 말하면서 '늘 욕심이 없으면 그 묘함을 보고, 늘 욕심이 있으면 그 가장자리만 본다'고 얘기하고 있다. 언제나 그 욕심을 뗄 수 있을지 하세월이다.청풍명월의 도를 즐기는 도락[道樂] 산을 오늘도 도락의 묘함을 보기는 커녕 그 가장자리만 눈요기하고 왔으니 그 도는 어디메쯤 숨어 있는지.
충청북도 단양군 단성면 가산리에 있는 산, 도락산(964m)은 그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다. 우암 송시열 선생이 '깨달음을 얻는 데는 나름대로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또한 즐거움이 뒤따라야 한다'라는 뜻에서 산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도락산은 산세가 많은 암릉과 소나무(적송)가 많아 가파른 암릉길을 올라서면 능선길에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솔향을 맡으며 땀을 식힐 수가 있다.소백산(小白山:1,440m)과 월악산(月岳山:1,093m) 중간에 있는 바위산으로 주로 화강암과 편마암이 분포한다. 북에는 사인암(舍人岩)이, 서에는 상선암·중선암·하선암 등 단양팔경 중 4경을 안고 있어 경관이 빼어나다. 능선에는 신선봉·채운봉·검봉·제봉 형봉 등의 암봉이 성벽처럼 둘러 있다.
상금교를 건너면 상선암이 있고 상선암마을을 막 들어서면 상선상봉이 떡 길을 막고 수문장처럼 내려본다.삼삼오오 떼를 지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숲 속 길을 들어선다. 계절은 가을 초입인지라 땡볕은 아니지만 비탈진 능선과 암릉을 기어 오르면 구슬같은 땀이 얼굴을 적신다. 암릉 길을 만나 호흡이 거칠어지면 암릉 길 전망바위에서 오른 길을 되돌아본다. 그리고 우암 선생이 말씀하셨던 그 도를 생각해본다.그러나 도는 없었다.욕심으로 꽉 채운 중생이 도를 찾기란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보다 더 어려울 듯 싶다. 능선에서 만나는 시원한 바람이 길손에겐 차라리 도(道)가 아닐런지.
제봉에서 내려 형봉으로 오르는 오름길에 또 한번 굵은 땀을 흘린다. 도락산에서 전망이 제일인 신선봉에는 거대한 암반에 노송들이 솟아 있고 눈 앞에는 편안하게 잘 생긴 용두산이 자리하고 있다. 신선봉에서 옹기종기 모여 시장기를 때우고 드디어 도락산 정상에 섰다.다시 형봉을 거쳐 채운봉으로 내려선다.내림길엔 철사다리·쇠줄이 하산을 돕는다.마치 작은 설악의 공룡능선길 같기도 하고 삼각산(북한산) 의상능선길을 연상케한다. 너럭바위에 소나무가 우뚝한 범바위를 지나고 길을 계속 내리면 작은 선바위와 큰 선바위를 만난다.길을 계속 내려 날머리에 도착해 뒤 돌아 보니 도락산이 빙그레 웃고 있었다. (2007.09.09)
*사진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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