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 great wonderful, Mt. Seorak !!! (2007.09.30) --- 포토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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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9.30 / 오륜산악회 40명 (Special Guest : Mr. Thomas), 전덕규 고문님 300회 기념산행
* 산행코스 : 한계령(08:00)-끝청-중청-대청봉-오색(15:40)
-------------------------------------------------------------------------------------------------------------------------- 새벽 05:00에 40여명의 산님을 실고 출발한 버스는 새벽 공기를 가르고 양평을 돌아 인제, 원통으로 들어서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한계령 주차장에 일행을 토해 놓는다.
설악 초입에 들어서니 지난 여름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가 너무 크게 보였다. 길이 패이고 다리가 끊어지고 냇가의 둔덕은 온데 간데 없다. 토사가 밀린 계곡은 나무 뿌리가 나둥글고 절개지 절벽은 속살을 드러내고 을씨년스런 모습으로 우리를 바라본다. 그러나 지금은 곳곳에서 복구공사가 한창이다. 이런 길을 달려 설악으로 들어서는 마음은 조금은 미안하다.
한계령 주차장에 도착하자 주전골 방향으로 칠형제봉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이곳이 오늘 우리들의 산행 들머리이다.처음부터 가파른 계단길을 오르느라 거친 숨을 토해낸다.
오늘은 특별 손님으로 설악 나들이에 영국인인 Mr. Thomas가 함께한다.그는 훌쩍 큰 키에 잘 생긴 얼굴이다 거기다가 성격도 활달하여 일행과 잘 어울려 어색할 줄 알았는데 다행이다.설악산을 간다고 하니 자기도 함께 하면 안되냐고 하기에 산행대장님에게 사전에 특별 허락을 얻어 함께 동행하게 되었다. 전 회원님이 동의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빈 좌석이 없으면 조수석에 앉혀 갈려고 했는데 다행히 만석이 되지 않아 그는 편안한 좌석을 얻어 여행길에 함께 할 수 있었다.(회원님들께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가파른 계단길이 끝나는가 싶더니 이젠 또 너덜길이 시작된다.
계곡엔 토사가 밀려 나무 뿌리째 나동그라진 모습이 조금은 안스럽다.
헬기 한 대가 우리들 머리 위를 선회한다. 구조 헬기는 아니고 촬영 헬기 같기도 하고. 한 참을 제 자리에서 돌다가 이내 곧 사라진다.
드디어 일행은 서북능선 갈림길에 섰다. 좌측으론 귀때기청봉 가는 길이고 우측으론 대청봉가는 길이다.
일행은 이곳에서 쉬면서 후미조를 기다려 도착하자 오늘 전덕규 고문님의 300회 산행 기념 행사를 치른다. 간단한 인사 말씀과 함께 축하 박수가 이어지고 "대한민국 만세! 설악산 만세! 오륜산악회 만세!" 삼창이 이어진다.
능선에 서자 아름다운 설악이 속 살을 드러낸다.
일행은 일렬종대로 가파른 길을 오르며 거친 숨을 토해내고
Mr.Thomas도 기분이 좋은가 보다. 산 길을 지나며 만나는 사람에게 우리 말로 "아내 이~써요?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건낸다.마주 오는 산님들도 화답한다."안녕하세요" 그러자 내가 "Hey Thomas, '아내 이~써요' means "Are you Married? or Do you have a wife?"
우하하하. 웃음보가 터진다. "Pls,pronounce exactly. '안 녕 하 세 요' " 그는 동그랗게 눈을 뜨고 "안 녕 하 세 요. 안 녕 하세 요"를 연습하며 산 길을 오르는 모습이 귀엽다.
디카를 들여대자 기분 좋은 포즈를 취하고
"아이고, 힘들어"-오늘 산행 대장님
"영차"
그래도 즐겁다.
안개 속에 고사목은 설악을 지키고
흘러가는 운무 속에 설악의 풍광은 한 폭의 동양화를 선사한다.
오름이 있으면 내림이 있는 법. 산 길은 우리 인생 길의 축소판같다.
잠깐 쉬면서 과일 등을 먹으며 땀을 식히고
다시 단풍 속으로 길을 걷는다.설악의 단풍은 아직 이르다. 대청봉에서 부터 붉게 물드는 단풍은 하루에 40~50m 씩 산을 물들이며 하산한다. 천불동을 거쳐 비선대를 지나고 소공원까지 만산홍엽을 이루며 내려 오기까지는 족히 한 달이 넘게 걸리는 셈이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끝청을 지나 중청 대피소에 이르자 운무가 몰려와 산을 덮는다. 서북능선을 걸으며 용아릉을 바라보고 걷는 재미는 쏠쏠하다.오늘은 날이 흐려 조망이 선명하지 않으나 운무 속의 설악은 실오라기 걸친 여인의 속살처럼 감미롭다.
드디어 중청대피소에 섰다.
다시 운무는 파도처럼 넘실거리고
공룡의 등뼈를 보여 줄려나 하고 한 참을 바라 보지만 이내 초입만 보여 줄 뿐 다시 숨기고 만다.
중청대피소에서 점심을 들고
아름다운 설악은 자태를 나투었다가 다시 운무 속으로 숨고 숨바꼭질이 계속 된다.
대청으로 길을 오르며
뒤 돌아 본 중청
Wow, Wonderfu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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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청의 수채화는 아름답다.
멀리 울산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재작년 가을에 연속으로 주말마다 설악에 안겼던 지난 추억이 되살아 났다. 첫 주엔 오색-대청봉-공룡능선-마등령-소공원 코스, 둘째 주엔 한계령-대청-봉정암-백담사 코스, 세째 주말엔 장수대 -12선녀탕-용대리 코스 그리고 마지막 주말엔 주전골-흘림골 코스를 다녀 온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친다.아마 그 당시에 산에 푹 빠졌던 시기였나 보다. 그 때를 회상하니 감개무량하다.
울산바위를 바라보다 속초와 울산바위에 관한 전설이 생각났다. 여기에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재작년 설악 가는 차속에서 어느 산꾼이 전해주는 다음과 같이 재미있게 꾸며 하는 얘길 듣고 그럴 듯 하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동해안의 속초(束草)라는 도시의 지명은 한자로는 묶을 속(束), 풀 초(草)자로 명명되어 있는데,
‘어느 날 금강산으로 전국의 기암 바위들의 총출동령이 내려졌는데 울산에서 커다란 바위 하나가 성큼성큼 금강산을 향해 올라오고 있었단다. 그런데 이를 본 설악과 이웃해 있는 동네사람들이 그 바위가 하도 잘 생겨 풀로 새끼를 꼬아 발걸음을 설악에 묶어 두었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은 그 동네 지명을 <묶을 속, 풀 초>자를 써 <속초>라 명명하고 그 바위 이름은 ‘울산바위’라고 이름 지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어느 산꾼의 재미난 이야기를 옮겨본다.
아울러 그 산꾼은 산행 경력이 35년 되시는 분인데 다음과 같은 얘기도 들려주신다. “설악산의 비경을 다 구경하려면 42회는 설악의 품에 들어야하고, 지리산을 다 보려면 29회 정도 지리의 품에 안겨야 합니다.” 그만큼 산이 깊고 비경이 많고 장대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At last Mr.Thomas stands on the peak of Mt. Seorak in Korea.
* Mr.Thomas가 오늘 함께 한 오륜산악회 회원님들의 따뜻한 환대에 고맙다는 말을 전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귀경 길에 홍천 화로구이집에서 만찬을 베풀어 주신 전덕규 고문님께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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