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천지인 삼등산이 충주호로 그 가지를 내리고 (충주 부대산/주봉산)

천지현황1 2008. 2. 3. 21:19

 

-천지인 삼등산이 충주호로 그 가지를 내리고 (충주 부대산/주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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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2.03 / 오륜 제788회차

* 양목마을 200m (09:10) - 부대산 626m - 주봉산 643m - 안부사거리 - 암봉 - 수리재 - 고봉(수리봉) -삼거리 봉우리- 음달말 (14: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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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역에 보면 제31괘에 택산함(澤山咸)괘가 있다.공자는 상전에서 이르길 "산위에 못이 있는 것이 함이니,군자가 이로써 비움으로 사람을 받아들이느니라"고 하셨다.여기에서 눈 여겨 볼 대목이 있는데 산위에 못이 있는 것이 함(咸)이라고 했는데 백두산 천지가 있는 이 산을 옛 사람들은 불함산((不咸山)이라고 부르기도 한 걸 보면 주역에서 기원된 이름같다.

 

 마찬가지로 옛 충주사람들은 양반의 고장이라서인지 산 이름에도 천지인(天地人) 삼재사상을 원용하여 산 이름을 천등산,인등산, 지등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삼재()는 천() ·지() ·인()을 가리킨다. 《역()》의 <계사전()>에 괘()에 6개의 효()가 있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천도()가 있고, 지도()가 있고, 인도()가 있다"고 하였다. 태극의 두 기운인 음양에 의해 생성된 천지가 만물을 생육하는 원리다.

 

 오늘 우리가 답산하는 산은 충주호에 그 줄기를 담그고 있는 부대산과 주봉산을 연계하는 코스다. 부대산과 주봉산은 천지인 3등산 줄기의 맨 끝에 있는 산으로 발 밑에 충주호를 품고있다. 일반적으로 산행은 지등산 자락인 양지말에서부터 시작하여 지등산, 관모봉, 부대산을 거쳐 주봉산 아래인 양아리로 하산한다.그러나 우리는 부대산 아래 양목 마을에서 출발하여 부대산 주봉산을 거쳐 암봉과 고봉(수리봉)을 지나 음달말로 하산한다. 

 들머리 양목마을에서 시작부터 된비알을 오른다. 눈은 발목까지 빠지고 길은 희미하거나 아예 눈으로 뒤덮혀 길이 보이질 않는다.다만 토끼,고라니,노루 발자국을 길라잡이 삼아 럿셀하며 가시덤불길을 헤치고간다.특별히 자랑할만한 산세는 아니지만 충주호를 눈 아래 두고 능선 길을 걷는 맛은 상쾌하다.주봉산 다음에 이어지는 암봉과 고봉은  암릉이 이어지고 충주호를 내려다 보는 확트인 조망은 가히 일품이다.그러나 날선 능선은 주의를 요한다. 일행 중 몇은 엎어지고 넘어지기도 했다.우리 산악회 산 고수님 한 분은 수리재에서 홀로 임도를 걷고 싶다고 중간 탈출을 하고만다.이처럼 산행 중간중간에 서운리로 내려가는 탈출로가 계속 나오므로 혹 가벼운 코스를 원하면 무리없이 고봉 길을 오르지 않고 중간 탈출을 할 수가 있다. 그러나 고봉에 서서 좌우 앞 충주호를 바라보는 전경은 오래토록 눈으로 담아두고픈 전경이다.

 

 충주를 올 때마다 정확하게 말하면 충주호를 바라볼 때마다 타임머신을 타고 25년 전쯤으로 날아간다. 젊은 날 탐석(수석)에 미쳐 충주댐이 담수되기 전 목계,학수머리,청풍,수산,단양까지 돌 밭을 샅샅이 뒤지던 추억이 아련하다.그 때 그 시절이 호시절이었던가.지금은 주봉산 능선을 거닐며 그 때 그 시절을 회상하며 미끄러운 바위능선을 내린다. (2008.02.03) 

* 포토기행

 양목마을 '극락보전' 산행 들머리

 

 

(위) 짐승 발자국이  산행 길라잡이 노릇을 해준다

(아래) 토끼 똥 , 먹이 찾아 내려 오던 토끼 한 마리가 우리 일행을 만나 놀라 산 정상으로 내 달리는 모습도 보이고

 

 

 

 

 

 

 이항희 산행대장이 보조자일을 내리고

 

 

 

 

 

 고봉,멀리 보이는 산세가 고봉답다

 

 

 

 

 멀리 월악 영봉도 보이고

 

 

 

 

 

 

 

 

 

 "잘 좀 찍어줘유"

 

 

 

 이 부부회원은 무슨 얘길하고 있는걸까?

 

 

 

 

 뒤 돌아 본 고봉

 

 

 필자가 25년 전 목계에서 탐석한 수석 한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