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연둣빛 산바람은 천상화원에 꽃불을 지르고 (지리산 바래봉)

천지현황1 2008. 5. 18. 22:54

-연둣빛 산바람은 천상화원에 꽃불을 지르고 (지리산 바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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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5.18 / 오륜 제 804회차

* 구인월(08:55)-덕두산-바래봉-팔랑치-산덕리(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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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나를 보고 한 조각 구름이 되라 하고

구름은 나를 보고 한 줄기 바람이 되라 한다

 

바람은 연둣 빛 푸른 산 넘고 검푸른 강 건너 그곳으로 가자고 하고

 

그 곳엔 꿀이 흐르고 벌 나비 춤 추는 곳

소쩍새도 슬피 울다 영롱한 이슬 머금고 목청 다스리는 곳

구름 바람 산 강 벌나비 소쩍새 모두 모여 한가롭게 풍악 울리는 곳

 

길손은 덕두산지나 바래봉 아래 팔랑치 마루금에서

진홍빛 꽃불 속 천상화원에 안겨 

선돌이 되어 연둣빛 산바람 소리를 듣는다

 

 새벽 5시에 서울을 출발한 버스는 지리산 아래 동네 인월에 일행을 내려 놓는다. 5월의 화창한 늦은 봄날 남원 운봉 바래봉(1186m)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지고 있을까? 전국 제일의 철쭉 군락지로 알려진 이곳은 만화방창(萬化方暢)의 철쭉 모습이 산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지금은 최절정의 만개시기는 지난 것 같다.그래도 천상화원엔 온통 산님들의 울긋불긋한 옷 색갈과 함께 장관을 이룬다.지리산 세석평원 못지 않은 철쭉 군락지로 바래봉은 백두대간상의 고리봉에서 북동쪽으로 갈라진 지능선상에서 남원시 운봉읍과 산내면을 경계로 봉긋하게 솟아있다.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모습과 닮았다하여 봉이름이 바래봉이라 붙여졌다.

 

 보통 바래봉 가는 길은 정령치에서 세걸산을 지나 팔랑치에 이르고 다시 몇 걸음 산천경개를 구경하며 길을 내달으면 곧 바래봉 아래 철쭉 군락지에 다다른다.그리고 붉은 철쭉 군락지 천상화원을 만난다.순한 산릉인데다 정상 주위는 나무가 없는 초지로 되어 조망이 시원하다. 정상에 서면 지리산의 노고단, 반야봉 촛대봉, 맑은 날엔 멀리 지리산 주봉인 천황봉 까지 시야에 들어 온다.그러나 우리 일행은 처음 계획을 바꿔 코스를 역으로 잡았다.구인월에서 덕두산으로 올라 바래봉을 거치고 팔랑치 아래 산덕리로 하산 한다.

 

 지리산 노고단에서 만복대 - 정령치 - 고리봉 - 바래봉 - 덕두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지리산 서북부능선이다. 능선의 동쪽으로는 지리산 연봉들이 굽어보고 있고, 서쪽 저 멀리로는 천왕봉에서 달려와 고리봉에서 북쪽으로 길을 달리하며 이어져간 백두대간 마루금이 아득하다. 우리는 역으로 덕두산에서 바래봉으로 길을 잡았다. 그래도 바래봉 정상은 만원이다.5월에 걷는 이 길은 백두대간 마루금을 좌우로 두고 그 한가운데에서 조망과 철쭉 산행을 겸할 수 있는 멋진 코스다.바래봉 아래 하늘정원은 꽃불이 난 듯 붉은 세상이다. 팔랑치에서 점심을 들고 있는데 바래봉까지 출사를 나온 정읍에 사는 황금오리 부부를 반갑게 만나 점심을 같이 하고 길을 달리하며 이별을 한다.

 

 급경사길을 내려 산복리에 도착해서 B팀과 합류하고 함양 상림에 들러 최치원 공원 인공 숲을 산책하고 시골 작은 목욕탕에서 땀을 씻고 금산으로 차를 돌려 요즘 AI으로 전국이 떠들썩 하지만 우린 인삼 삼계탕에다 인삼주 한 잔을 들고 폭우 속을 달려 빗 속 귀경 길을 서두른다. (2008.05.18)

 

* 사진 모음

 

 구인월 들머리를 막 들어서니 새끼 송아지 두마리를 거느린 어미소가 한가롭게 덕두산 자락에서 노니는 모습을 카메라에 잡았다

 

 

  

 

                   

 

 

                  

 

  

 

 

 

 

 

 

 

  

 

                   

 

 

 

 

하산하여 귀경 길에 함양 상림에 들러 고운 최치원 선생이 신라시대 함양(천령)군의 태수로 계시면서 조성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숲(천연기념물 제154호)에 들러 산책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