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가 도드라진 산 (이천 도드람산)
(출처:진혁진의 백두대간과 산행정보)
중부고속도로가 생긴지가 20년이 넘었다.이길을 다니면서 이천을 지날 때마다 바위 암릉의 작으마한 잘 생긴 산을 동경의 눈으로 바라본다.언제 한번 답사를 해야겠다고 늘 마음 속에 간직한 산,도드람산이다.세모에 다녀 오기로 하고 나홀로 집을 나선다.집에서 40km밖에 되지 않는 거리다.이 산을 오늘에야 만난다.20년만에 해후하는 반가움에 작은 흥분마저 돋는다.오랫만에 숙제 하나를 푸는 느낌이다.도드람산은 '바위가 도드라졌다'는 뜻을 가진 이름도 아름다운 산이다.높이는 349m로 낮다.길이도 짧다.전체가 암릉이라 '바위맛'만은 제법 느낄 수 있는 산이다.실제로 바위맛을 보니 재미있다.살포시 내린 눈이 바위 사이사이에 남아 있다.서울에서 가깝고 산정의 능선이 바위라 바위타는 맛이 묘미가 있다.
들머리 SK텔레콤연수원 입구에 차를 세운다.산을 오른지 4분만에 영보사를 만난다.절집은 고요하다.오직 삽살개 한마리가 컹컹 짖어대며 길손을 맞이한다.제1등로를 타고 제1봉에 오른다.중부고속도로 건너편 설봉산(雪峰山:394m)과 푸른 들판이 내려다 보인다.2봉,3봉을 거쳐 도드람산 정상에 닿는데는 채 35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아침 일찍이라 이 산을 혼자 전세냈다며 좋아라 하고 올라간다.정상에 도착해 보니 중년 부부 한쌍이 앉아 쉬고 있다.눈인사를 나눈다.사방을 조망하다가 효자문을 거쳐 돼지굴로 내린다.전망대에서 10여분 휴식하며 바위맛을 본다.하산길엔 음달이라 눈이 살포시 낙엽위에 앉아 있어 길이 미끄럽다.석이 약수터에서 약수 한 잔을 마신다.조용한 오솔길을 내려 연수원 정문에 도달하고 보니 들머리를 오른지 한시간 30분의 짧은 등산길이었다.새해에는 보다 여유롭게 인생을 관조하며 살아야겠다는 작은 소망을 안고 귀가 길에 오른다.도로변에서 다시 본 산 봉우리들이 우람하다.역시 도드람산의 속살도 거칠었다.그러나 바위맛은 일품이다. (2009.12.31)
* 산행사진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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