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해결의 지혜를 배우자
공원의 쉼터나 고궁의 쉼터 그늘막에 약방의 감초처럼,장마루촌의 이발사처럼 등장하는 등(이명:등나무))을 볼 수 있습니다.봄이면 보라색꽃이 주렁주렁 매달려 향을 내뿝습니다.어제 덕수궁 쉼터에서 얽히고 설키고 마음대로 구부러 휘어진 그 나무를 바라봅니다.꼭 집어 말하지 않아도 배배 꼬여서 난해한 퍼즐처럼 보였습니다.여기에 칡이 얽혀들면 영락없이 풀지 못하는 구조가 됩니다.칡과 등의 엉킨 모습이 상상됩니까?바로 갈등(칡갈/葛,등나무등/藤)입니다.
(칡 꽃,한강둔치 110924 촬영).
(등,덕수궁,110626 촬영)
우리는 가치관이나 신념이 서로 상충할 때 갈등이 발생했다고 얘기합니다.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면 풀기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칡은 왼쪽으로 감기는 습성이 있고,등은 오른쪽으로 감기는 습성이 있습니다(등도 가끔 왼쪽으로 감기기도 합니다만).누구나 아는바와 같이 습관이나 습성은 바뀌기가 무지하게 어려운 업(業)입니다.무서운 것이지요.길들여진대로 굳어지게 마련입니다.
'이런들 어떠하리,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하고 고려를 지키려던 충신 정몽주에게 새 세상을 꿈꾸던 이방원이 던지는 시조에서도 `칡`이 등장합니다.둘 사이는 풀릴 수 없는 갈등이 내재된 상태에서 이방원이 수작을 겁니다.물론 정몽주는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로 대꾸합니다.결국은 선죽교에서 피를 봅니다.
이처럼 갈등은 무섭습니다.심리학에서는 한꺼번에 해결할 수 없는 두세개의 강한 욕구가 발생하는 상태도 갈등으로 봅니다.우린 이 단어에 너무 노출되어 있습니다.사회계층간의 갈등,진보와 보수와의 이념갈등,검경갈등,여야의 정책갈등,노사간의 갈등 심지어 가족간의 고부갈등까지 갈등은 도처에 산재합니다.대화와 소통 그리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접근이 필요합니다.또한 협상과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이해해야 합니다.갈등해결의 지헤가 필요할 때입니다.나무와 숲의 지혜를 배워야 하겠습니다.우리는 교과서에서 지금까지 가지는 남쪽으로 뻗는다고 배웠습니다.사실 빛과 관련해서 광합성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요.그러나 이들 소나무를 보세요.이처럼 마주 보며 자라는 나무를 혼인목이라 합니다.그들은 서로 배려하며 조화롭게 가지를 칩니다.가운데 사이를 조화롭게 배려한 모습이 아름답지 않습니까?
설악산입구 광장의 소나무 혼인목
너도밤나무도 주변에 다른 나무가 없으면 넓게 활짝 지랍니다.그러나 주변에 같은 나무가 자라면 자리를 넓게 펴서 자라지 않고,오밀조밀 서로 비비며 하늘로 향해 자랍니다.모두가 주변을 배려하는 마음입니다.주어진 환경에서 절제하며 사는 모습 닮고 싶지 않습니까?공존공생하며 상생하는 나무들의 아름다운 지혜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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