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와 함께 장봉도로 (옹진군 장봉도) / 2011.08.28
'끼룩끼룩' 울어대는 갈매기떼의 공중비행쇼가 가관입니다.공중부양을 하다 먹이를 낚아채기 위해 쏜살같이 수직으로 또는 45도 각도로 바닷물살을 가릅니다.배 탑승객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낚아채거나 바다물 위로 떨어진 새우깡을 낚기위해서 그들이 벌이는 군무는 화려합니다.갈매기들이 물고기를 잡아먹고 살아야 건강할텐데 서해 갈매기들은 관광객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먹고 사니 살만 디룩디룩 찐 모습입니다.인간이 버릇을 잘 못 들여논 탓이지요.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배로 40여분 가면 장봉도 옹암선착장에 다다릅니다.오늘은 섬산행이라 큰 기대를 안고 갯친구들을 만날 수 있으려니 하고 들뜬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갈매기떼의 공중부양쇼를 바라보다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벌써 배를 내려 섬에 있는 버스 한 대를 타기 위해 선두부터 뜀박질합니다.우리 부부는 뛰지 않았으나 미리 준비한 탓에 앞 줄에 대기했기 때문에 가까스로 70여명 승객중에 꼴치로 탑승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나머지 일행들은 트럭 한 대를 빌려 들머리인 장봉4리로 이동합니다.처음 기획한 산 들머리를 바꿔 장봉4리에서 가막머리까지 둘러보는 산길을 택했습니다.땡볕에 잔잔한 서해바다는 온도를 30여도 이상 올립니다.바람도 멎어 더위와 땡볕이 산행길을 곤혹스럽게 만듭니다.
산행길에 들풀탐사에 온 신경을 집중합니다만 기대했던 만큼 특별한 갯친구들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버스를 타고 오다가 어느 음식점 앞에 상사화가 눈길에 스쳐갑니다.'진노랑상사화'입니다.도감에서만 상사화를 보았지 처음 만났지요.석산(꽃무릇)을 상사화로 알고 있었던 지난 시절이 생각납니다.선운사,불갑사에서 만난 석산 꽃들이 눈에 아롱거리고 지나갑니다.(다행스럽게도 산행후 이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느라고 상사화를 사진에 담을 수 있었음)
산행에서 매화노루발,무릇이 제일 많이 눈에 띕니다.길 섶 안쪽에 도라지꽃이 숨어 있길래 잠시 인사를 나눕니다.갯바람을 쐬서 인지 더욱 청초합니다.산을 내리면서 해당화를 만났지요.처음 보는 꽃을 아내는 신기하게도 알고 있더군요.이미자의 '총각선생님'노랫말에 나오는 해당화말이지요.장봉도 섬에는 골등골나물과 뚝갈도 예쁜 모습으로 피어 있었습니다.하산길에 가정집 텃밭에서 애기땅빈대와 채송화를 만납니다.콩밭에서 만난 콩은 영락없는 '돌콩'꽃 모습과 똑 같더군요.
장봉도 선착장 못 미쳐 옹암식당에서 '꽃게탕'으로 점심을 들고 갈매기의 환송을 받고 섬을 떠납니다.오늘 섬에서 들풀친구들을 그것도 갯식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었으나,섬 특유의 자생 들풀들을 만나지 못해 섭섭한 탐사길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진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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