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천년,죽어 천년' 우리나라 현존 최고령 나무 / 주목
늘푸른큰키나무인 주목(朱木)은 주목할 만한 나무입니다.'생천년,사천년'(生千年死千年)한다는 주목은 2,000년을 사는 놀라운 나무이지요.침엽수인 주목은 전나무속 식물의 바늘잎과 대부분의 잎들이 달고 있는 퍼진 잎의 중간 형태를 가진 뾰족한 암록색의 잎을 갖고 있습니다.열매 또한 구과가 아니라 전나무처럼 수백 개의 진홍색,붉은 장과를 맺습니다.위대한 대자연은 그 예쁜 열매의 씨에 '독'을 품도록 설계했습니다.그래서 아이가 먹음직스러운 그 붉은 열매를 씹어 삼킨다면 중독되지만,과육만 먹고 씨앗은 뱉어낸다면 아무 일도 없을 것입니다.옛날 갈리아인들은 독성을 지닌 주목의 잎과 씨를 달여 화살촉에 발라 전쟁무기로 활용했다는 문헌기록도 있습니다.그러나 주목이 함유한 택솔(Taxol)이라는 항암물질이 세상에 알려지자 주목이 세인들에게 주목뱓기 시작했습니다.이처럼 주목은 의학산업에 획기적인 발전에 공헌하게 되었습니다.
주목과는 북반구의 온대지역과 뉴칼레도니아에 4속 15종이 분포되어 있습니다.주목속으로는 북반구의 온대지역에 8종이 있으며,우리나라에는 주목,눈주목(설악눈주목)과 울릉도에 사는 주목의 변종인 '화솔나무'가 있습니다.주목은 암수딴그루로 4월경에 잔가지에 아주 작은 꽃을 피웁니다.8-9월에 익는 둥근 열매는 붉게 익는데 가운데가 비어 있어 속에 들어 있는 씨가 보입니다.아주 먹음직스런 열매로 보이지만 열매에 독이 있지요.
주목은 주로 높은 산에서 자라며 관상수로 심기도 합니다.나무의 껍질이 붉기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지만,실은 나무 속(심재)이 더 붉습니다.학명도 라틴어로 '뾰족한 잎을 가진 붉은 나무'(Taxus cuspidata)란 뜻이지요.'주목'이라는 이름 외에 이명으로 '적백송,적목,자삼,수송,화솔나무,노가리나무'등의 이름도 갖고 있습니다.우리나라에선 관상수로 주목을 기념식수용으로 선호합니다.우리 주변에 주목이 눈에 많이 띄는 이유입니다.주목은 키가 작은 나무라고 섣불리 단정하면 안됩니다.원래 느리게 자라는 나무입니다.백년을 자라도 키가 10m 안팍이고,허리 둘레 역시 10cm정도 굵어진다는 설이 있습니다.
소백산의 주목군락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목군락지이지요.생물학적 보존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습니다.그런데 우리나라 최고령 주목나무는 정선 두위봉에 삽니다.두위봉 정상(1,466m) 아래 1,280m고지에 1,400여년 된 주목을 비롯해 주목군락지가 있습니다.우리나라에서 최고령의 나무 어르신인 셈입니다.나무 둘레는 성인 세 사람이 두 팔을 벌려 맞잡아야 겨우 잡을 수 있을 정도이니 나무 둘레가 얼추 4m쯤 되는 굵기입니다.수명은 '살아 천년,죽어서 천년'이란 말처럼 수명을 자랑해도 될 듯 합니다.AD676년에 신라가 삼국통일을 했으니 지금부터 1,336년 전입니다.그렇다면 1,400살 된 주목은 통일신라시대 이전에 출생한 것으로 계산됩니다.이 나무 역시 고구려의 멸망도 지켜본 셈이지요.그러나 그 주목나무는 말이 없습니다.흥망성쇠가 돌고 도는 자연의 섭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아니면 주목의 생육지 영토를 어느 나라가 소유하던지 또는 어떤 왕조가 지배하던지 관심밖이기 때문에 주목은 말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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