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함백산과 태백산 숲트레킹

천지현황1 2014. 5. 19. 17:17
함백산과 태백산 숲트레킹

 

* 2014.05.17-05.18

 

5월은 푸르다.계절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받는 달이기도 하다.그래서인지 일상도 여느 달에 비해 유난히 바쁘다.모임도 많다.주말엔 친지의 결혼식도 월등히 많다.주말 스케줄은 아내에게 양해를 구해 모두 부탁하고 염치없이 훌렁 숲동무들과 강원도 숲으로 찾아들었다.숲동무들도 바쁜지 참여자가 반절로 줄어 단촐한 숲트레킹이다.첫날은 함백산,둘쨋날은 태백산의 숲꾸러기들을 만났다.산악회원들과의 산행속도는 평균 시속 2km 남짓이지만,숲동무들과의 숲트레킹 속도는 평균 시속 500m다.숲꾸러기들과 눈맞춤하고 그들을 앵글에 담는다.한 두 고수는 심안으로 담으며 먼 산 바라보기를 즐기는 모습도 시야에 잡힌다.아직 나는 하수다.

 

함백산 가는 만항재에 내리자 야생화쉼터엔 양지꽃,나도개감채,긴개별꽃,얼레지,산민들레 등이 피어 고산의 봄 시절을 한껏 늘려놓고 즐기고 있었다.산장대가 흰꽃을 달고 작은 영토를 이루며 살고 미나리아재비는 여린 줄기에 노란 꽃봉오리를 달고 산들바람에 살랑댄다.홀아비바람꽃도 숲 속에 숨어 이웃 집에 사는 각시취가 키를 키우기를 기다린다.나도냉이도 샛노란 꽃을 바람에 맡기고 선정에 들었다.강원도에 자라는 잎 가장자리에 털이 밀생한 긴개별꽃도 영토 한 구석을 대여받아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제비를 연상시키는 제비쑥이 길가 여기저기에서 눈맞춤을 요구한다.만항재 초입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도무지 자리를 뜰 줄 모른다.일행들은 들풀과 키를 맞추려고 하심의 자세로 땅에 바싹 엎드려 들풀들과 만나고 있다.겨우 야생화 밭을 벗어나자 화방재로 가는 길이다.다시 돌아서 만항재로 내려와 함백산 등로를 찾아 함백산을 오른다.  

 

 

 

 

 

간혹 쇠박새가 관목숲에서 날며 먹이를 달라는 듯 우리 곁을 맴돌 뿐,산비둘기는 처량하게 짝을 찾는지 먼 산에서 울어댔다.아직 고산이라서인지 회리바람꽃과 홀아비바람꽃은 서로 바람꽃 경쟁이라도 하듯 앞다투어 자태를 드러냈다.어느 숲 속에선 이들의 다정한 동거모습이 보이기도 했다.이제야 미역줄나무도 나목에 서서이 새잎을 작설보다 큰 크기로 새싹을 내고 있다.철쭉은 아직 만개하지도 않고 꽃봉오리로 시절을 난다.금강제비꽃만 꽃이 지고 잎과 꽃대를 키우고 있다.노루오줌은 이제야 줄기에 털을 듬뿍 달고 줄기를 키우는 녀석과 꽃봉오리를 만들고 있는 녀석이 반반이다.함백의 봄은 지금 진행 중이다.아니 봄을 시작한지가 얼마 되지 않은 듯 하다.

 

 

◀ 회리바람꽃(좌)과 홀아비바람꽃(우)의 동거

 

 

둘쨋 날,태백으로 이동하여 유일사에서 천제단을 오른다.초입에서 또 맴돈다.뫼제비꽃,참반디가 반기더니 광대수염 밭을 지나자 산배나무 두 그루가 우릴 붙든다.한 나무는 제법 큰데 높이가 6m쯤 자랐다.바로 옆 중간 크기의 나무는 잎 모양과 수피가 달라 다른 나무인 줄 알았다.그러나 관찰 결과 같은 종이다.성장하는 과정에서 잎의 변이를 실감한다.딱총나무를 닮은 나무는 넓은 피침형 잎과 꽃대의 털을 확인하고서야 지렁쿠나무로 동정한다.애기괭이눈을 닮은 녀석은 잎이 마주 달려 가지괭이눈으로 판명났다.연영초 두 개체가 큰 잎을 자랑하며 꽃이 시들기 직전에 눈에 띄었다.금강애기나리도 시들기 시작한 꽃을 보았다.나도바람꽃도 열매를 달았다.산형화서의 꽃 자리엔 젊잖케 열매가 들어 앉아 있다.애기부처님이 좌정한 모습이다.참회나무는 5수성 열매를 만들기 직전에 꽃잎에 자주 빛을 약간 섞어 놓았다.한계령풀은 이미 꽃이 지고 열매만 대롱대롱 달고 여기저기 풀밭에 숨어 있다가 고개를 내민다.

 

유일사 가는 능선에 이르자 당개지치 몇 개체가 눈에 띄었다.능선을 오르자 이번엔 두루미꽃 영토다.주목 고사목이 나타나기 직전,시닥나무와 청시닥나무가 꽃을 달고 서서 우릴 내려다본다.'우리도 좀 인사하고 지나가소'.'그래야지'.부게꽃나무도 덩달아 말을 건넨다.길섶엔 긴개별꽃,얼레지,애기괭이눈,풀솜대가 산길을 방해한다.장군봉을 지나고 천제단에 서니 바람이 세차다.소백산 칼바람이 생각났다.또 태백산 겨울 산행이 회상된다.당시 칼바람이 얼마나 셌던지 추워 떨다 바로 하산했었다.아마 그날 공군기가 문수봉 옆 계곡 훈련장에 폭탄을 투하하며 괭음을 토해냈었지.

 

당골로 내리는 정상 부위에 흰 꽃이 경사지를 수놓았다.다가 가 보니 노랑무늬붓꽃 군락지다.어라,흰노랑무늬붓꽃도 섞여 살고 있다.일행은 오체투지 자세로 그들과 조우한다.석양 빛이 내려쬐어 꽃은 더 환한 얼굴이다.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행은 노랑무늬붓꽃과 흰노랑무늬붓꽃과 노느라고 자릴 뜰 생각을 하지 않는다.겨우 재촉해 문수봉으로 내린다.인가목인지 생열귀나무인지 가시를 잔뜩 달고 주목 고사목 주변에서 보초를 서고 있다.주목 고사목을 여럿 만나고 난후 사스래나무 군락지를 하염없이 걷는다.일행을 뒤로 하고 홀로 걷는 산길은 고즈넉하다.산길이 가도가도 끝이 보이질 않는다.일행들은 오다가 코를 또 땅에 박았나보다.20여분을 사스래나무 군락지 끝에서 쉬고서야 일행을 만났다.당골로 내리는 길에 갈퀴현호색,붉은참반디,왜갓냉이,동의나물,모데미풀,금괭이눈을 만났다.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홀로 성큼성큼 길을 내렸다.간혹 만나는 귀룽나무는 총상꽃차례 꽃이 산을 환하게 밝히고 계곡엔 물참대가 흰 꽃을 피웠다.긴 조릿대 숲길은 바스락대는 바람이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한다.단군성전에 들러 단군을 알현하고 홀로 당골로 길을 내린다.산길 10여km를 열시간 걸렸으니 평균시속이 정확히 500m다.후미 일행을 기다리느라고 태백산을 넘던 석양도 서산을 넘다가 잠시 멈춰 섰다.시각은 오후6시다.

 

 

 

 

 

▶ 사진모음 1....함백산 140517    

 

 

 

얼레지  

 

 

 

 

 

나도개감채  

 

 

 

 

 

 

 향모

 

 

 

 

 

산민들레

 

 

 

 

 

 

범꼬리 잎

 

 

 

호랑버들 

 

 

 

 

노란장대

 

 

 

 

 

 

촛대승마

 

 

 

 

 

 

 

 

 

 긴개별꽃 / 1966년에 대관령에서 처음 발견,엽연에 털 밀생하고 개별꽃 보다 높이 자라는 게 특징 

 

 

 

 

 

 

 

 

산겨릅나무 치수

 

 

 

 

 

각시취 뿌리잎

 

 

 

 

 

개구릿대

 

 

 

 

 

제비쑥

 

 

 

 

장대나물 뿌리잎

 

 

 

 

 

미역줄나무

 

 

 

 

 

나도냉이

 

 

 

 

 

 

선갈퀴

 

 

 

 

 

 

 

 

 

구슬붕이

 

 

 

 

 

수리취

 

 

 

 

 

풀솜대 (이명:지장보살)

 

 

 

 

 

박쥐나물

 

 

 

 

 

회리바람꽃 

 

 

 

 

 

 노랑제비꽃

 

 

 

 

 

금강제비꽃

 

 

 

 

 

 

 홀아비바람꽃   

  

 

 

 

 

 

 

 

 

산장대

 

 

 

 

 

 

 

광대수염

 

 

 

 

 

 

 쥐오줌풀

 

 

 

 

 

 

송이풀

 

 

 

 

회리바람꽃(좌)과 홀아비바람꽃(우)의 동거 / 함백산 140517 

 

 

 

 

 

 시닥나무 암꽃

 

 

 

시닥나무 수꽃

 

 

 

 

 

청시닥나무

 

청시닥나무 수꽃

 

 

 

 

 

 

노루오줌 / 줄기에 긴갈색털이 동정키

 

 

 

 

 

 

 

애기괭이눈

 

 

 

 

 

 

▶ 사진모음 2....태백산 140518

 

 

자료출처 : 한국의산하

 

      

산미나리아재비 / 애기미나리아재비에 비해 경엽의 열편이 선형으로 좁고  거의 밋밋하고,꽃이 황금색으로 피고 줄기엔 누운털 있음

 

 

 

 

 

뫼제비꽃

 

 

 

참반디

 

 

 

 

 

산돌배 1 / 큰나무 6m정도

  

 

 

 

 

 

 

산돌배 2 / 작은 나무 잎은 달걀상 원형과 긴타원형이 섞여 있음.잎의 변이가 관찰됨 

 

 

 

 

 

 

 

 

 

참당귀 어린 잎 / 어린 잎은 바디나물과 닮았으나 바디나물은 잎 주맥에 붉은 색 돌음

 

 

 

 

 

 

좀나도히초미 /

 

 

 

 

좀나도히초미(아래) / 관중 (아래에서 두번째)

 

 

관중(위) / 좀나도히초미 (아래) 

 

 

 

 

 

 

 

 

 연영초

 

 

 

 

 

 산외

 

 

 

고광나무

 

 

 

 

 

가지괭이눈 / 잎이 마주난다 (유사종으로 어긋나면 애기괭이눈) 

 

 

 

 

 

 

 까치밥나무 수구루

 

 

 

 

지렁쿠나무 / 딱총나무를 닮았으나 잎 표면 맥 위와 뒷면에 털 

 

 

 

 

 

 

 

금강애기나리 

 

 

 

 

너도바람꽃 

 

 

 

 

 

나도바람꽃 열매  

 

 

 

 

 

 

삿갓나물 

 

 

 

 

 

노루참나물 / 아래 잎 엽병이 길고 2회3출엽,소엽은 5-9개,끝부분의 잎은 3-5개의 소엽 달렸고 엽병이 없다

 

 

 

 

한계령풀 열매  

 

 

 

 

 

 

명자순 

 

 

 

 

 

 

당개지치 

 

 

 

 

 

 

 

고목 뿌리 속에 삿갓나물이 

 

 

 

 

나무 속의 나무 / 목중목 

 

 

 

 

퉁둥굴레 

 

 

 

 

연영초 

 

 

 

 

 산앵도나무

 

 

 

 

 

죽대 / 이명:큰대잎둥굴레...지그재그로 열매 달린다

 

 

 

 

 

두루미꽃

 

 

 

 

 

 

부게꽃나무 

 

 

 

 

 

 

 

애기괭이눈 

 

 

 

 

 

주목 

 

 

 

 

 

 

 

 

 

 

 

 

 

 

사스래나무

 

 

 

 

 

주목

 

 

 

 

 

 

자주솜대

 

 

 

 

 

 

 

 

 

 

 

 

 

 

 

 

 

박새

 

 

 

 

 

노랑무늬붓꽃 

 

 

 

 

흰노랑무늬붓꽃

 

 

 

 

 

 

 

 

 

 

 

수리취

 

 

 

 

 

왜갓냉이 

 

 

 

 

 

 

 

 

 

 사스래나무

 

 

 

붉은참반디

 

 

 갈퀴현호색

 

 

 

 

 

 

동의나물 

 

 

 

 

 

 

 

 

 

금괭이눈

 

 

 

 

 

 

 

모데미풀

 

 

 

 

 

 

 

 

 

 

 

 귀룽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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