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의 가을은 냉큼 떠나가고 / 화천 두류산
* 2014.11.16 / 교통통제소(09:35) -920봉 -헬기장 -두류산 -상수도보호지역 -두류산건강원 주차장(13:25) .(6Km * 3시간50분)
산행대장이 차 안에서 두류산을 설명하면서 금강산 가던 신선들이 이 산에 반해 잠시 머물고 간 절경이라고 얘기한다.기대가 된다.얼마나 머물만한 절경인지.사실 이 산은 6•25 전쟁 전에는 북한 땅이었다.두류산은 한북정맥 상의 최전방인 대성산(1175m)을 마주하고 있다.정상에 이르기 전 920봉에 올라서니 남서방향으로 사창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북쪽으로 대성산이 코 앞에서 손짓한다.
내림길은 백마계곡으로 내리려던 계획이 수정되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내린다.낙엽이 발목까지 빠지는 길을 조심조심 내린다.귀갓길에 광덕고개를 지나오며 지난 날을 추억한다.정작가는 지난 주에 통화를 했다.그런데 동두천 윤님은 어느 하늘아래 숨었는지 소식이 없다.10여년 전 함께 산행하던 동무들이 갑자기 생각났다.무소식이 희소식이겠지.
처녀치마
'짖꾸진 총각들은 가끔 내 치마를 들추고 달아나기도 해요' / 내 이름이 '처녀치마'거든요.
숲 속 한적한 소로에 '처녀치마'가 나무 쉼터 아래 다소곳이 앉아 있다.길다란 잎을 땅에 붙인 채 명상에 잠긴 듯 한 표정이기도 하다.이 친구는 이른 봄 10cm 안팎의 꽃대에 흰꽃,보라꽃을 매단다.두어달 뒤 줄기 끝의 열매는 약 2천개의 씨앗을 만들어 퍼트린다.
우리는 산야에서 또는 무덤가에서 고개 숙인 할미꽃을 많이 봐 왔을 것이다.할미꽃 하면 고개 숙인 모습이 떠 오른다.이 꽃도 제비꽃들과 마찬가지로 열매가 익으면 한국의 엄마처럼 제 본능을 발휘한다.바로 숙였던 꽃대를 종족 번식을 위해 곧게 세우고 씨앗을 멀리 멀리 떠나 보낸다.식물의 종족번식 생존전략이 경이롭다.
창고사진 / 남한산성 1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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