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여행기 / 잉카의 땅,페루 (2)
* 2017.12.31 / 리마 시내투어
과연 남미는 멀었습니다.2017.12.30,15:00 KE017편으로 인천을 출발,LA를 경유,잉카의 땅,페루 리마로 18시간의 연계비행 끝에 남미대륙에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LA에서 바꿔 탄 라탐항공 비행기 안에는 모두 스페인어를 쓸 뿐 영어라곤 한 마디도 들리지 않습니다.겨우 몇마디 익힌 스페인어로 한 달 동안 여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조금 걱정이 됩니다.하지만 국제통용어인 바디 랭귀지가 있으니 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기내 식사시간에 속사포로 쏘아대는 승무원의 질문에 젊잖게 대응합니다."아블라 우스뎃 잉그레스?"(영어할 줄 아세요?)돌아오는 대답은 "예스 아이 캔"이라고 합니다.돌아온 대답에 환호했습니다.레드와인 한 잔에 살짝 구운 소갈비로 주문했습니다.이렇게 남미여행의 첫단추가 꿰어졌습니다.
* 프리워킹투어
아침 일찍 호텔을 나와 산마르틴 광장옆 라우니온 거리를 걷습니다.구시가지의 중심거리로 차량통행이 금지된 서울의 명동거리와 비슷합니다.샤방샤방 걸으니 어느 사이에 아르마스 광장에 닿습니다.첫 날 투어는 리마시내투어입니다.동선을 오전엔 구시가지 중심으로,오후엔 신시가지 중심으로 짰습니다.오전엔 아르마스 광장을 중심으로 리마 대성당과 대통령궁,토레 타클라 궁전과 산 프란시스코 수도원을 둘러보았습니다.특히 수도원 지하묘지 카타쿰바는 7만명의 유골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습니다.지하에는 16세기부터 모아 진 25,000권의 장서가 수도원의 기품을 나타냅니다.계단 천정의 목공예 디자인에 감탄사를 연발합니다.건축물 하나하나가 고풍스럽고 섬세하며 화려합니다.가이드 동반으로 자세한 설명이 곁들여져 흥미로웠습니다.오후에는 사랑의 공원을 산책했는데 바닷가와 인접하여 시원한 조망이 좋았습이다.두 남녀가 부둥켜 안고 키스하는 조각상 앞에서 우리 부부는 방긋 웃었습니다.
구시가지 관람을 끝내고 신시가지로 택시를 타고 이동합니다.리마의 택시는 미터기가 없어 택시비를 흥정해야 했습니다."꾸엔타 꾸에스타,파르케 케네디?"(케네디 공원까지 얼마?)하고 물었더니 얼핏 "삐엔떼"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20솔을 달라는 얘깁니다.바로 흥정으로 들어갑니다."낀세"하며 손가락으로 열 하고 다섯을 꼽습니다."노"라며 고개를 내젓습니다.그럼 할 수 없지.다른 택시로 가려하자 손으로 오케이 사인을 냅니다.5솔차이라고 해봤자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800원 상당으로 미미하지만 흥정의 재미가 제법 솔솔합니다.어떻든 거래 흥정에 성공하고 싶었습니다.탑승하자 중국인이냐고 묻습니다.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립니다.그래도 "소이 데 꼬레아"라고 답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미안한 마음이 잠시 스쳐갔습니다.스페인어로 쏘아대는데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습니다.그저 멍하니 앉아 듣는데 어느 사이에 공원에 도착합니다.고맙다며 손사례를 치고 얼른 하차합니다.
케네디공원에서 유명하다는 리어카 '부티파라'라는 샌드위치를 먹기 위해 걸음했으나 주말엔 휴업이라 아쉬웠습니다.시장기가 돌자 라르코 마르에서 '세비체' 페루 음식을 맛 봅니다.먹을 만 합니다.아내는 생선 비린내가 난다고 좋아하지 않는군요.첫 날 종일 발걸음에 몸이 나른해집니다.내일 투어일정이 빡빡해 일찍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취합니다.
* 송구영신의 밤
밤에 다시 라우니온 거리로 나섭니다.쇼핑몰을 구경하다가 마트에서 망고와 사과 그리고 와인 한 병을 사들고 호텔로 들어와 휴식을 취합니다.오늘 하루 걸음수가 2만보를 넘겼네요.이곳 망고맛이 기가 막힐 정도로 맛있습니다.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에서 먹어 본 맛 하고도 다릅니다.설핏 잠이 들었다가 콩 볶아대듯 총탄 날아오는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우주 외계인이 지구를,그것도 페루의 수도인 리마시내를 공격히는 포소리 같습니다.자정에 가까운 시각입니다.그러고보니 오늘이 세몹니다.광란의 폭죽놀이는 시내 사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들려옵니다.새벽 1시가 넘어서도 계속 이어집니다.호텔 밖을 나가 함께 현장을 구경할까도 생각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결국 새해 첫 날 밤을 꼬박 새우고 새해 첫 날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사진모음
리마의 아르마스광장 / 시가지의 중심광장,대통령궁,리마대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산 프란시스코 수도원 내부 전경 / 지하엔 지하묘지 '카타쿰바'에 70,000 명의 유골 안치,대부분의 관람객들이 입장료를 받기때문에 그냥 지나감.영어가이드 동반 지하관람 강추,사진촬영 금지 (1시간 소요)
토레 타클레궁전 내부 / 1735년 지은 목조건물로 발코니가 아름답다.현재는 페루 외무성건물로 사용,일요일만 개방
케네디공원
병솔나무가 보여 어찌 반갑던지
사랑의공원
2018.01.01 / 파라카스 물개섬 탐방 & 피스코 바에스타 섬 탐방,이카 사막버기투어 체험
* 파라카스 물개섬 탐방 & 피스코 바에스타 섬 탐방
"해피 뉴 이어."모닝콜에 부시시 잠을 깨는 아내에게 새해인사를 건넵니다.오늘은 일정이 빡빡한 탓에 서두릅니다.리마에서 버스로 파라카스로 세시간 가량 이동합니다.물개섬 파라카스와 새들의 천국,피스코 바에스타 섬을 탐방하기 위해섭니다.가는 길엔 이따금씩 황량한 돌산과 포도밭,옥수수밭과 목화밭이 나타납니다.민둥머리 돌산은 황폐한 땅임을 말해줍니다.가끔 태평양 해안이 숨바꼭질하듯 나타났다가 사라집니다.태양이 작렬합니다.선블락을 바르고 모터보트에 승선합니다.태평양 물살을 가릅니다.물개섬에 도착하자 물개과인 바다사자가 햇볕을 쪼이며 일광욕을 하고 있습니다.간혹 소리를 지르는 녀석도 있네요.집단으로 모여 있습니다.아기바다사자는 몸을 비비며 수영연습을 하려나 봅니다.귀엽습니다.피스코 바예스타 섬은 새들의 천국이었습니다.시원한 바닷바람에 기분이 좋습니다.마치 보트놀이 나온 것 같아 즐겁습니다.
* 모래사막 속에 오아시스가
섬을 나와 이카로 향합니다.세 시간 정도 걸립니다.사막버키카투어 및 샌드보딩체험을 하기 위해섭니다.달리는 도로가엔 황무지 벌판의 연속입니다.땅은 넓지만 황폐한 땅이 많아 부유한 나라가 되기엔 어렵겠습니다.너른 황무지에 개발이 될만한 곳엔 어김없이 가설 알박기 터잡기가 이루어져 있습니다.이곳 사람들도 딱지를 사고파는 우리나라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같습니다.재물욕심은 동서남북,고금 모두 똑 같네요.
사실 나에게도 재물에 대한 욕심 멍울이 하나 있습니다.젊은 시절 부동산업을 하는 지인의 권유로 속칭 개발딱지라는 걸 한 장 산 적이 있습니다.바로 이윤없이 되팔아치웠지만,두고두고 내 인생살이에 하지 말았어야 할 수치로 멍울져 있습니다.고해성사처럼 수치스러웠던 과거멍울 하나를 고해 바치고 나니 조금은 후련합니다.
돌산길을 돌고도니 그 언저리에 오아시스가 나타납니다.모래사막에 게딱지만한 초록마을이 나타납니다.동화속 마을 같습니다.와카치나 마을입니다.사막으로 이루어진 사구에 동화 같은 마을이 나타난 겁니다.물가에서 람보얀과 부들을 만납니다.반가운 마음이 일어납니다.작은 호수엔 물놀이가 한창입니다.우린 바로 버키카투어에 나섭니다.경사진 사구를 위험스럽게 오르내립니다.스릴은 있지만 탑승객들은 신음과 괴성을 토해냅니다.한참을 달려 모래산 절벽에 내려섭니다.샌드보딩체험을 하기 위해서지요.보드에 배를 깔고 급경사를 내립니다.아내는 처음엔 머뭇대더니 남들처럼 경사를 잘 내립니다.기쁜지 손을 들어올리며 여러 포즈를 취합니다.그 모습을 휴대폰으로 꾹꾹 눌러댑니다.아이들처럼 기뻐 좋아하는 모습에 덩달아 나도 기쁩니다.
사진모음
부들
람보얀
이카에서 사막버키카투어를 끝내고 나스카로 향합니다.버스 속에서 잠에 골아떨어집니다.오늘 하루를 엿가락처럼 늘려 사용한 것 같습니다.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산뜻합니다.내일 일정을 살펴볼 겨를이 없네요.쏟아지는 잠에 온 몸을 맡깁니다.
'남미여행 33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미여행기 / 페루 <쿠스코> 시내투어 & 근교투어 (6) (0) | 2018.02.04 |
---|---|
남미여행기 / 와이나피추 & 마추피추 (5) (0) | 2018.02.04 |
남미여행기 / <쿠스코> 가는 길 (4) (0) | 2018.02.03 |
남미여행기 / 누가 잉카의 땅에 라스카라인 지상화를 그렸을까 (3) (0) | 2018.02.03 |
남미여행기 / 겨울밤에 꾼 '일장춘몽' (1) (0) | 2018.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