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서스 3국 여행을 마치고 / 190814 ... (27)
출국차 아르메니아 예르반 공항으로 가는 버스 차창가에 상현달이 달라붙었다.달은 작별이 아쉬운 듯 공항까지 우리를 배웅한다.모스크바를 경유한다.자정 가까운 시각에 심야버스에 올라 탔다.그 달이 하루 꼬박 우리를 따라왔나 보다.만월의 모습으로 서울에서 반갑게 다시 만났다.역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우리 인간사를 확인하는 순간이다.나에게 신은 오직 대자연일 뿐.
게으른 새가 석양에 바쁘다고 했던가.내 꼴을 두고 한 말 같다.낡아가는 육신과 마음을 어찌할꼬? 마음을 챙겨보지만 세월이 너무 빠르다.유랑 버킷 리스트는 자꾸 늘어만 가는데 석양은 노을을 풀고 서산으로 막 빠지려 한다.이번 실크로드의 끝자락,코카서스 3국 여행은 초기 기독교 교회,수도원 성지 순례길이었다.기독교인도 아니고 캐톨릭 신자도 아니면서 비종교인으로서 순례하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십자가 앞에서 묵묵히 기도하는 사람들,성호를 그어대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철저하게 고독한 관객이 되었다.그들의 삶을 훔쳐볼 뿐 이방인이 되어 갔다.중세의 초기 기독교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전쟁의 폐해를 고스란이 안고 사는 사람들,그들의 삶은 겉으론 평온해 보였다.서두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과거에 매달리지도 않고 그저 그러려니 하며 하루하루를 기도생활을 하며 사는 것 같다.그러나 아직도 그들은 국경 분쟁 전쟁 속에서 산다.식당 종업원과 나눈 대화 속엔 철천지 원수,옆 나라들을 증오하고 있었다.그래도 그들의 삶에는 헐레벌떡거리는 삶이 없다.
코카서스 3국 중 특히 아르메니아의 역사를 들여다 보며 옛 영화와 번영에 많이 놀랐다.그들의 문명은 우리보다 몇 세기 앞선 문명이었음을 들여다 보았다.특히 예르반의 역사박물관과 마타나다란 박물관을 둘러보고 그들의 창세기 고대 문화 융성을 보고 놀란 토끼눈은 지금도 놀랍다.세월을 탓하랴,자꾸 나약해지며 허물어지는 내 마음을 탓하랴.낙화하는 꽃잎을 다시 잡아 꽃대 위에 매달아 둘까.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에게 형벌을 받았다는 그 산에서 나도 자빠져 손목 골절을 당하는 형벌을 받았다.사유의 폭이 넓어진들 오늘 현재만 할까.나에겐 창창한 미래가 없다.그래도 매사가 고맙고 감사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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