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의 겨울 230212
* 230212 / 검단산역(09:50)-안창모루-유길준묘 윗 안부-서봉-검단산-곱돌약수터-애니메이션하교(13:00) ... 8km
겨울산은 까칠하다.하남 검단산역이 생기고 부터 검단산을 찾는 산객이 많아졌다.지하철에서 쏟아져 나온 산객으로 출구가 북새통이다.우린 유길준묘소 들머리를 피해 안창모루쪽으로 우회하는 등로를 탄다.한적하다.이 길을 아는 산객은 드물다.조용한 입산이다.등로가 살짝 얼었다.그래도 영상의 날씨라 기온은 온화하다.능선에 닿자 한강으로 부터 불어오는 강바람이 목덜미를 파고든다.검단산의 겨울은 역시 냉랭하다.
요며칠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방콕하며 지냈다.일주 전에 아내따라 병원에 들렀다가 얼굴에 덕지덕지 난 점을 뺐다.난생 처음 얼굴 미용을 한 셈이다.상처때문에 수영도 쉬고 바깥 활동도 중단하니 갑갑했다.오늘은 그 얼굴을 싸매고 겨울산을 만났다.검단산 6부능선엔 검단선사가 마을 학동과 고누를 두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자리가 있다.그 자리엔 다른 산객이 먼저 차지하고 있어 지나친다.그 자리에서 쉴 때마다 검단선사를 생각한다.
쉼없이 오르니 정상 표지석이 반긴다.팔당을 흐르는 강줄기는 미세먼지 속에 희미하다.운길산 줄기도 희미하고 산 마루금도 선명하지 않다.덤불숲에서 박새,동고비,곤줄박이들이 숨바꼭질하며 재잘거린다.녀석들은 산객이 나눠주는 견과류에 날개짓을 하며 모여든다.
어디메쯤에선가 20m쯤 되는 교목이 '회잎나무'라는 명찰을 달고 서 있다.노박덩굴과의 회잎나무는 3m정도 밖에 자라지 않는 관목이다.누군가가 나무 이름을 잘못 달아놓았다.겨울눈을 살펴보면 될텐데 너무 높이 달려 볼 수가 없다.수피로는 정확한 나무의 이름을 동정하기가 어렵다.나중에 잎이 나면 그 때 살펴보기로 하고 그냥 지나친다.곱돌약수터 방향으로 길을 내리는데 얼었던 땅이 녹아 길이 질퍽하다.오늘같이 검단산에 산객들이 많은 날은 없었던 것 같다.코로나로 지친 심신을 겨울숲에서라도 치유하고 싶었을 터,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길을 내린다.홍어전문식당인 노적봉에서 홍어탕 한 그릇을 하고 귀가 지하철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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