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耳順) -이순(耳順) 쉰아홉의 가을은 길다 한 여름 땡볕도 쫒기듯 스러졌는데 삭풍에 숭숭 뚫린 뼈마디는 아프다 비탈길 나목도 수액이 다 빨리면서 까칠해졌는데 예순의 봄은 찬란할까 아니야, 귀가 순해질꺼야 나는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이순(耳順)의 유혹을 (2010.11.29) 낙필(落筆) 2010.11.29
-로마멸망 이후의 지중해세계 / 시오노 나나미 -로마멸망 이후의 지중해세계 영고성쇠는 역사가 밟는 길인가. 역사를 살피다 보면 흥망성쇠의 변화는 밥 먹듯 되풀이된다.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 인생 또한 마찬가지 아닌가. 로마제국도 그 예외는 아니다. 위대한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15년에 걸쳐 대작 <로마인 이야기> 15.. 낙필(落筆) 2010.01.16
-죽음의 지대 / 라인홀트 메스너 -죽음의 지대 요즘 세간에는 인간의 존엄사가 화두로 떠 올랐다.죽음을 품위있게 맞고 싶은 사람들에게 오래전부터 논쟁거리로 올랐던 문제였다.인간은 행복과 만족 그리고 건강을 많이 얘기하지만,죽음과 관련한 낱말들과는 거리를 두고 터부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그러나 우리는 누구나 맞이하.. 낙필(落筆) 2009.07.08
-로마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E.H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끈임없는 대화" 라고 했다.이것은 카의 생각을 압축해서 잘 설명해준 문장이다.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의 사실을 반추하여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고, 보다 진보적이고 발전적인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기.. 낙필(落筆) 2009.05.26
-'떼굴떼굴 또르르 뚝' (성내천) -'떼굴떼굴 또르르 뚝' 늦은 아침 산책길에 성내천 굴다리 지나 작은 튤립밭으로 마실가는데 비실비실 내리던 봄비는 햇살 한 줌에 잦아들고 간밤에 내린 빗물 덕에 성내천 수위 조금 올랐는지 헤엄치는 잉어 잠수하며 제 키보다 작은 어린 갈대숲으로 숨고 연록빛 아기 갈대잎에 살포시 내려 앉았던 .. 낙필(落筆) 2008.04.26
-퇴고(推敲)의 유래에 대한 소고(小考) -퇴고(推敲)의 유래에 대한 소고(小考) 하병두 님의 에서 그리고 최인호 님의 을 읽다가 퇴고의 유래에 얽힌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여기에 그 내용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당나라 스님 가도(賈島)가 이웃 마을에 사는 친구 이웅(李凝)집을 늙은 말을 타고 찾아간다. 그런데 시상이 떠 올라 시 한 수를 짓는다. 閑居隣竝少 (한가롭게 사니 이웃이 드물고) 草徑入荒園 (풀밭 오솔길은 거친 정원으로 내닫네) 鳥宿池邊樹 (새는 연못가 나무위에서 졸고) 여기까지 쓴 가도 스님은 마지막 구를 짓는데 고민에 빠진다. 다음 구를 僧推月下門 (중은 달빛 아래 문을 밀치네)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僧敲月下門(중은 달빛 아래 문을 두드리네)으로 할 것인지 숙고한다. 밀 퇴(推)와 두드릴 고(敲)중 어느 표현이 어울릴까 고민하며.. 낙필(落筆) 2007.03.11
-미망(迷妄) -미망(迷妄) 고요한 달밤에 임곡산방 창가에 홀로 앉아 술 대작할 친구를 찾다가 그 옛날 이태백이 벗 했던 그 달을 불렀다 백열등 아래 창가 속에 그림자도 동석하고 둥근 달과 함께 우리 셋은 술 한 병을 비운다 잠시 권커니 잣커니 그림자와 주고 받다 보니 겨울 밤은 소리없이 깊어가.. 낙필(落筆) 2006.12.13
- 은둔의 꿈 - 은둔의 꿈 고요 속에 자신을 가두어 볼까 그러면 참 나를 발견할 수 있을지 몰라 은둔은 위선 벗고 가면 벗어 던지는 일 그리하면 탈속하여 통찰력이 샘 솟을거야 고요 속에 자신을 가두어 볼까 어쩌면 참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을거야 은둔은 쾌락 명예 권력 재물이 떠난 자리에 핀 인.. 낙필(落筆) 2006.11.24
-우주로 가는 길 -우주로 가는 길 길을 걸으며 생각에 잠기었다 과연 이 길을 계속 가야 할까 하며 그것은 미망이었다 천방지축으로 내 딛는 발걸음과 함께 하는 새 삶을 그리며 은둔을 꿈 꾸는 자 길 위에 새 길이 있을거라고 계속 걷는 자 아름다운 자태로 내 앞을 걸어가는 저 사람은 누구일까 그를 따라가면 길이 있.. 낙필(落筆) 2006.11.17
-강물같은 인생 -강물같은 인생 흙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한강 둔치에 서면 흰 거품 입에 물고 검푸른 두건쓰고 떠내려가며 살려달라는 처량한 비명을 들을 수 있다 도대체 삶이 무엇이길래 누구나 가는 길을 그토록 애원하며 슬피 떠날까 어느 강물은 인생을 닮았다 산골짜기 옹달샘에서 맑은 물로 태어나 북한강.. 낙필(落筆) 2006.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