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잎돼지풀과 돼지풀잎벌레
한강둔치 120711
어젯밤 한강둔치 산책길에 키가 훌쩍 큰 단풍잎돼지풀을 어둠 속에서 만났다.둔치 한자락에 가족을 이루며 산다.며칠 전에 읽은 곤충학자 정부희의 곤충기,<곤충마음 야생화마음>을 떠올렸다.그 글은 저자가 들꽃과 곤충들의 공진화 과정을 관찰한 기록이다.그의 글 속에 '돼지풀과 돼지풀잎벌레'에 관한 관찰 기록이 생각났다.그런데 어두워 관찰을 다음날로 미루었다.오늘 대충 일을 접고 먹구름 낀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비가 그친 사이에 둔치로 자전거를 몰았다.
단풍잎돼지풀은 돼지풀과 함께 환경유해식물로 지정되어 뭇 사람들의 미움을 받고 있는 식물 중 하나다.여름철에 많은 꽃을 달고 바람의 중매로 대를 이어간다.그런데 문제는 바람에 날리는 많은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킨다.꽃가루가 닿기만 해도 콧물과 재채기를 해대고 특히 천식환자는 증상이 심해 괴롭기만 하다.풍매화이기 때문에 바람에 의해 수분되어 그 영토는 날로 확장되고 속성으로 크기 때문에 왠만한 다른 식물들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그래서 인간중심으로 볼 때 이 풀은 유해하다고 하여 환경유해식물로 지정하여 관리한다.그러나 말 못하는 돼지풀이나 단풍잎돼지풀의 입장에선 억울한 일일 것이다.세상에 태어난 존재가치가 나름대로 있는데 너희 인간들이 왜 나를 구찮게 하느냐고 항변할 만도 하다.숲공부를 하면서 많이 고민했다.과연 우리 인간중심의 잣대로 그들의 삶도 재단해야 하는지 의문이 많이 들었다.자연은 저절로 정화된다.생로병사로 돌고 사시변화로 돈다.흥망성쇠로 돌고 항상 변화한다.도토리도 해걸이하며 다람쥐나 청설모의 개체수도 스스로 조절하지 않던가.자연이 스스로 정화되도록 나둬야 할 것이다.인간이 결코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우리가 그들의 생사여탈권한을 어디로부터 부여받았는가.
오늘 둔치에 있는 단풍잎돼지풀 군락지에서 돼지풀잎벌레를 찾았다.사진엔 확대되어 나왔기 때문에 클 것으로 생각했으나,의외로 작다.4-5mm쯤 될까.아주 작은 벌레다.근처의 단풍잎돼지풀 잎들이 성하지가 않다.숭숭 구멍뚫린 잎이 많다.단풍잎돼지풀 그루마다 이 돼지풀잎벌레가 올라 앉아 있다.한 그루엔 중국무당벌레 한 마리와 돼지풀잎벌레가 함께 있는 모습도 목격된다.그들이 잎을 갉아먹는지 관찰은 뒤로 미룬다.한 줄기 비를 내려 쏟아 부을 태세다.돼지풀잎벌레만 확인한 것으로 만족하고 귀가 페달을 힘차게 밟는다.
중국무당벌레 한 마리와 돼지풀잎벌레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