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구미 금오산(976m)

천지현황1 2014. 3. 31. 08:51

구미 금오산

 

* 2014.03.30 / 금오산 도립공원주차장(10:20)-도선굴-대혜폭포-깔닥고개-오형돌탑-마애보살입불-약사암-현월봉-헬기장-칼다봉-주차장(16:00) 

 

금오산 입구엔 벗꽃이 활짝 피어 있다.예년보다 2주일이나 앞서 만개한 것이다.산객과 상춘객이 어우러져 초입부터 만원이다.지난 밤에 내린 비에 메타세콰이아 열매가 습기를 머금어 입을 다물고 있다.낙우송 열매인가 착각을 했다.낙우송 열매는 땅에 떨어지면서 산산조각이 날 정도로 약하다.상춘객의 발에 밟혀 대부분이 찌그러져 있다.열매 크기도 서울산보다 2배 정도로 크다.낙우송 열매만하다.그러나 수피와 수형 그리고 눈을 들어 높이 달린 겨울눈을 관찰해보니 메타세콰이아가 확실하다.

 

돌벼랑길을 올라 도선굴을 들여다봤다.굴 앞 선계에서 속계를 내려다본다.대혜폭포로 내리는 돌벼랑길이 지난 밤 빗물을 머금어 미끄러워 위태롭다.시원스레 흘러내리는 폭포는 명금폭포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금까마귀 이름을 갖고 있는 금오산의 절경은 뭐니뭐니 해도 오형돌탑과 약사암 전경이다.그러나 요즘 경방기간이라 오형돌탑으로 오르는 구간 출입을 금한다.갈림길에서 고민을 한다.통제를 따를 것인가 아니면 살짝 욕심을 채울 것인가?

 

앞선 산객들이 입산통제 팻말 사이로 전진을 한다.나도 더 이상 갈등을 떨치고 사회적 약속을 어기고 그들을 뒤쫒는다.오르는 길 내내 마음이 편치않았다.하지만 서울에서 구미까지 멀리 와서 그곳 탑을 꼭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돌탑과 마주한다.설악산 봉정암 위 5층석탑과 경주 남산 용장사지의 3층석탑에서 느낀 기의 기운이 느껴졌다.사방에서 기운이 이곳으로 뻗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다시 산길을 돌아 마애불을 친견하고 약수암을 돌아 정상 현월봉에 섰다.1,000m에 가까운 산이라 갑자기 운무가 넘실댄다.선계에서 한참을 머물다 다시 욕망이 들끓는 속계로 내려선다.욕망덩어리로 똘똘 뭉쳐진 내가 사는 곳,앞으로도 몇 년 더 살아야 하는 그 곳이 곧 내 집이고 내 세상이다.

 

 

 

 

 

 

【사진기행】 

 

 

 

 

 

 

 

 

 

 

메타세콰이아 열매

 

 

 

(위/구미산,  서울로 데려왔더니 습기가 말라 제 모습이 나왔다.  아래/서울산)

솔방울과 마찬가지로 구과열매는 자연습도계인 셈이다.

 

 

 

 

 

 

 

 

 

 

남산제비꽃

 

 

 

비목나무

 

 

 

 

일엽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