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오음산 / 정글탐험이 되어버린 사나운 하산길
홍천 오음산 / 정글탐험이 되어버린 사나운 하산길
* 2017.06.11 / 삼마치고개(09:07)-헬기장-오음산-너래실 창봉교(12:35) ... 약 8 km
오음산(929.6km)은 홍천과 횡성을 경계로 하는 오지의 산이다.들머리 초입에서 산딸기를 따 먹으며 오르는 일행의 입은 즐겁다.휘파람새가 운율을 조정하며 목청을 다듬는다.된비알을 오르자 초라한 정상팻말이 나타났다.정상에서 개미들의 습격으로 오래 머무를 수가 없었다.바로 하산길을 내린다.정상에서 창봉교로 내리는 길은 처음부터 사납고 길 흔적이 희미했다.결국 정글탐험길이 되었다.약초꾼이나 군 통신병들이 지나다닌 듯,길이 희미하다.급경사지를 조심조심 내린다.작은 돌이 구른다.다래덩굴이 길을 막는다.낙엽은 발목까지 덮는다.계곡을 지그재그로 건너며 길을 찾아 헤맨다.독사를 만나지 않은 게 다행이다.홀아비꽃대 군락지가 여기저기에 널려있다.노루오줌도 꽃대를 키우고 있다.박쥐나무도 한복 노리개 모양의 꽃을 달고 얼굴을 숨긴다.박쥐나무에서 보물찾기 하듯 살피다 꽃을 찾아내고 기쁨에 젖는다.숲정이를 벗어나며 뽕나무를 만난다.오디 열매 몇 개를 따 먹으니 입이 즐겁다.날머리 저수지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수위가 줄었다.비가 좀 와야할텐데 하며 하늘을 올려다 본다.오늘따라 가을 하늘처럼 청명하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해먹을 하나 샀다.숲 속에 해먹을 쳐 놓고 숲향을 맡을 생각에 벌써 마음은 흥분된다.요즘 산에 너무 탐닉하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며 험한 산길을 내렸다.오늘 같은 하산길은 무릎에 치명상이다.오지산행을 좋아하는 편이지만,다시는 이런 하산길은 내리고 싶지 않다.권장하고 싶지 않은 오음산 산행길이었다.
(조 ㅇ ㅇ 님 촬영 사진)
박쥐나무
끈끈이대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