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진천 두타산 / 181007

천지현황1 2018. 10. 7. 14:53

 

* 동잠교(09:03)-두타정-두타산-영수사-도로변(12:25) ... 8.8 km

 

두타하면 부처님의 고수머리가 생각났다.진천의 두타산은 산 봉우리가 운무에 가렸을 때의 모습이 마치 섬의 머리처럼 생겼다하여 두타산이라 명명했다는 설이 있다.산문에 들어서자 숲정이에서 부터 초록 냄새가 난다. 그것도 진초록이다 . 숲향의 색갈이 초록이라.분명 글쓴이가 색맹 아니런가.숲향의 색갈을 볼 수 있다니.

 

붉은 단풍이 산을 희롱하기엔 아직 시절이 이르다.길은 순하다.전망대에서 멀리 만뢰산을 조망한다.하지만 옅은 안개가 봉우리를 숨긴다.산국,이고들배기,까실쑥부쟁이가 산객을 반긴다.두타 정상은 숲 속에 동그마니 정자와 함께 살고 있었다.

 

하산길에서 쥐밤을 만났다.산님들이 호주머니를 채운다. 멀리서 다람쥐와 청설모가 숨어서 이 광경을 훔쳐본다. 저희끼리 주고 받는 대화가 가련하다."인간들,젊잖다는 오륜산님들도 별 수 없군.우리 밥그릇을 앗아가네."자꾸 허리를 굽히며 쥐밤과 보물찾기하는 친구에게 소리쳤다."산길을 걸을 때는 고개를 들고 허리를 펴고 걸어요."그래도 친구는 자꾸 허리를 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