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 190501
남한산성 / 190501
* 마천역(08:20)-성불사-푯말삼거리-연주봉암문-수어장대-암문-약수터 계곡길-호국사-마천역(12 ;03) ... 10.89 km / 3시간43분
5월은 푸르르다.숲은 청량하다.싱그럽다.엊그제 연초록 세상이 이젠 푸르름으로 바뀌었다.꿀잠 자는 친구를 깨웠으나 꿈속을 헤매는지 이불을 뒤집어 쓴다.홀로 입산한다.들머리를 바꿔 보았다.성불사를 지난다.독경소리가 편안하다.능선 몇 개를 파도타듯 넘는다.아침잠에 몽롱한 것은 숲꾸러기도 마찬가지다.내 친구를 닮았다.콩제비꽃도 옹기종기 모여 기지개를 켠다.산 속 물웅덩이엔 개구리도 늦잠을 자나보다.웅덩이 용궁엔 숲 속의 나무들이 거꾸로 물구나무를 서고 있다.작은 돌맹이로 동심원을 만들어 보고 싶다.곤히 자고 있는 산개구리를 깨울까 하다가 그냥 지나친다.멀리서 산비들기가 '구구구 구구 구구'알람을 해대지만 물 속 개구리들은 귀를 닫았는지 꿈적도 하지 않는다.
숲 속을 걷노라니 지나가던 산들바람이 몸의 세포를 부르르 깨운다.공기는 달다.숲꾸러기들도 여기저기에서 안부를 묻는다.발걸음도 가볍다.신갈나무 어린잎이 크게 자랐다.만져보니 두돌 지난 둥이 손주들의 볼을 만지는 것처럼 부드럽다.유독 까마귀들만 떼창을 하며 자기영토 침입을 항의하는지 시끄럽게 군다.연주암옹성에 다다르자 산성은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암문을 통해 산성에 입장한다.솔숲이 울울창창 둘러서서 맑은 산소를 토해낸다.숲향은 짙다.오감이 즐겁다.
산성안은 분주하다.수어장대엔 역사탐방하는 학생들로 시끌벅적하다.문경 영주에서 온 역사탐방 학생단체다.'그래,김훈의 <남한산성>소설이라도 읽고 왔겠지'.기우일 것이다.요즘 세대들은 똑똑하다.부모세대의 DNA 중 더 진화된 DNA만 유전되었을 테니까.그들은 갈등보다는 공존공생의 대자연의 진리를 생활화하겠지.하나 뿐인 지구에서 파멸보다는 공생을 택할 것이다.그들은 이미 리차드 도긴스의 <이기적인 유전자>를 탐독했을 것이다.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고 신(神)이 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하산길에 엉뚱한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
줄딸기/죽단화/콩제비꽃/제비꽃
금낭화/족도리풀
곤줄박이
직박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