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검단산 / 모골이 송연하다 200808

천지현황1 2020. 8. 8. 16:03

검단산 / 모골이 송연하다 200808

 

* 현충탑(08:30)-유길준묘소-서봉-검단산-남릉-일본잎갈나무숲길-호국사-현충탑(11:30) ... 7.8 km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많은 비를 뿌려댄다.TV 일기예보 레이다영상이 남쪽으로 폭우 띠를 내리자 서울 하늘이 잠시 갰다.틈을 이용하여 검단산을 오른다.슬람능선을 오르자 팔당댐이 북한강과 남한강의 물을 가둬 만수위다.가깝고 먼 산들이 켜켜이 멋진 산그림을 만들어냈다.등줄기를 흘러내린 땀방울은 반바지를 다 적셨다.능선에 불어 오는 산들바람이 시원하다.그 옛날 검단선사가 마을 학동을 불러 고누를 두었음직한 넓적바위에서 한강을 바라본다.와불처럼 누운 강은 고요하다.언제 홍수사태를 냈는지 시치미를 떼고 유유히 흐른다.

 

이번 장마는 꽤 길다.여기저기를 할퀴고 많은 상채기를 냈다.이재민 수는 자꾸 늘어만 간다.남쪽으로 내려간 장맛비는 남쪽지방을 또 할퀴었다.둑이 터지고 농경지가 많이 침수되었다.대자연의 역사를 어찌할 것인가.이럴 땐 인간이 한갓 미물에 불과함을 깨닫는다.선량한 민초들이 겪는 설움은 크다.인위적으로 자연의 대재앙을 막을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인가.그저 모골이 송연할 따름이다.    

 

서울 중부권의 장마는 앞으로도 일주일은 더 계속된다는 기상청 예보다.우울하다.집중호우로 산사태가 일어나고 길이 끊겼다.주택이 흙더미에 묻히기도 했다.강이 범람하여 주택이 침수되었다.마을 전체가 물에 잠겨 고립된 광경도 보여준다.집안 침수로 세간살이가 흙에 묻히고 물에 잠겨 어떻게 복구해야할지 망연자실한 눈빛이 허공을 바라본다.그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선뜻 자원봉사자로 나서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가 처량하다.

 

노자가 도덕경에서 말하던 천지불인(天地不仁)은 어떤 뜻일까.일반적인 해석대로 '천지는 만물을 생성화육함에 있어 억지로 인심을 쓰지 않고 자연 그대로 맡긴다'는 뜻일까.아니면 인간의 개입으로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를 초래하면 천지가 용서치 않고 홍수나 기근 등으로 응한다는 말인가.그렇다면 천지는 탐욕스런 인간에게 인자하지 않아야지,왜 선량한 서민에게 더 인자하지 아니한가.

 

TV뉴스는 계속된다.검언유착이니 권언유착이니 싸움질을 보도한다.또 뉴스는 계속된다.집값 안정을 위해 임대차3법을 입법했노라고 발표하는 모습이 당당하다.집주인에게 과도한 세금을 매기고 임차인에게 유리한 입법이라고 자화자찬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을 찾아야지,시장을 인위적으로 이기려하는가.나라에 균형잡힌 리더도 없고 희망도 없다.

 

요즘 뉴스보기가 싫다.모골이 송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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