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남한산성 국청사 / 200906

천지현황1 2020. 9. 6. 18:28

남한산성 국청사 / 200906

 

* 마천역(09:03)-성불사-푯말삼거리-연주봉옹성-국청사-수어장대 암문-서릉-일장천-마천역(12:35) ... 10.8 km

 

비는 시나브로 내리다 긋다를 반복한다.좋아하는 등로를 따라 산을 오른다.역시 바깥나들이가 좋다.탁한 공기 마시고 살다가 숲에 들었다.요즘 외출이 뜸했던 터라 푸른 숲에 도취되어 기분이 한껏 부풀러 올랐다.파도타듯 넘나드는 작은 능선들이 이슬비에 젖었다.푯말삼거리를 지나 오름길을 오른다.연주봉 아래 버려진 묘 하나,청나라의 침략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피신하던 인조임금을 업고 산성으로 피신시켰다는 인물, 나뭇꾼 '서흔남'의 묘일지도 모른다고 손주들과 얘기했던 묘를 지난다.이윽고 연주봉옹성에 닿았다.성벽도 비에 젖어 슬픈 기운을 머금고 있다.성안에서 얼쩡거리다가 바로 국청사로 내려섰다.'국청사(國淸寺)'현판 예서체가 눈에 많이 익었다.일중 김충현 선생의 예서체 현판이다. 국청사 절마당에서 스님의 참회게 독송을 훔쳐 듣는다.

 

아석소조제악업 개유무시탐진치(我昔所造諸惡業 皆由無始貪瞋癡)

/ 내가 옛날에 지은 모든 악업은 끝없이 오랜 옛적부터 익혀온 탐,진,치의 삼독 때문에 일어난다.

 

종신구의지소생 일체아금개참회(從身口意之所生 一切我今皆懺悔)

/ 신,구,의 삼업으로 하여 생긴 모든 것들을 지금 스스로 참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