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검단설산 까마귀는 "까악짜또쌩"하며 울고 / 검단산 201213
천지현황1
2020. 12. 13. 16:57
검단설산 까마귀는 "까악짜또쌩"하며 울고 / 검단산 201213
* 안창모루(08:20)-유길준묘소-서봉-검단산-동릉-일본잎갈나무숲길-현충탑-안창모루(11:40) ... 8.2 km
오늘 수도권에 폭설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다.기상청 예보가 수상쩍다.새벽 창가에 난분분 난분분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하강을 시작한다.서둘러 배낭을 꾸린다.검단산 숲정이에도 눈이 쌓이기 시작한다.능선에 닿자 한강에서 불어오는 왜바람이 목덜미를 파고든다.푸른 소나무는 기상을 자랑한다.
정상에 오르자 동고비들이 정상세를 내라 한다.정상에서 바라보는 사위는 조망이 꽝이다.팔당도 예봉산도 회색 안개에 갇혔다.덩달아 내 마음 색깔도 회색이 된다.여느 때처럼 일본잎갈나무숲길로 들어선다.이 길은 언제 걸어도 좋다.기분이 나아진다.산을 내려와 휴대폰을 들여다 본다.어젯밤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1,030명이라나.드디어 올 것이 왔다.이젠 산에서도 마스크를 써야할 것 같다.갑자기 우울해진다.K방역이 세계에서 최고라고 자랑하던 사람들을 탓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검단설산의 까마귀도 "까악짜또쌩(各自圖生)"하며 울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