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하남 객산-벌봉 이어걷기 220129

천지현황1 2022. 1. 29. 17:09

하남 객산-벌봉 이어걷기 220129

 

* 하남시청역(10:05)-샘재(10:33)-객산-벌봉-연주봉암문-푯말삼거리-마천역(15:35) ... 14.3 km

 

설 명절 연휴 첫 날이다.사위가 조용하다.객산 오름길에서 본 고속도로 하행선은 뻥 뚫렸다.친구 왈,"이렇게 길이 뚫릴줄 알았으면 차라리 원주 치악산이나 갈껄."그래도 아내가 제일 좋아하는 오붓한 산길,객산-벌봉 구간을 걷는다.아카시나무 한 그루가 숲정이에 널브러져 있다.뿌리가 단단히 박히지 않아 비바람에 쓰러졌을 것이다.이 능선엔 소나무가 우점하며 한적한 길이다.멀리서 딱따구리 한 마리가 산의 정적을 깬다."또르르 딱,또르르 딱..."특이한 새소리를 들었으나 몸체를 숨긴터라 두리번거리기만 했다.오늘따라 등로는 한가하다.벌봉까지 가는 동안에 산객 10 여명도 만나지 않았다.

 

부부산행거리 5m 안팎을 지키며 걷는다.묵언하며 걷기명상을 한다.간혹 스쳐지나가는 찬바람에 목덜미를 움츠리기도 한다.어제 입적한 틱낫한 스님의 걷기명상을 흉내하며 등로를 오른다.선법사를 스쳐 지나며 마애불을 생각한다.지금 현재를 잘 살아야 과거가 아름답게 추억되고 미래가 기대된다.꿈꾸는 노후를 소망한다.허나 욕심부릴 일은 아니다.조용히 살다가 새벽 이슬처럼 스러지고 싶다.산성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길다.산성 안엔 솔숲이 기개를 자랑한다.늘름하다.눈을 들어 시가지를 내려다 보니 롯데타워가 오늘도 우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