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엿보기

당번 서던 날

천지현황1 2017. 6. 4. 06:57

당번 서던 날


* 2017.06.01-06.02


아내가 아침 7시에 길 떠나며 "정말 미안해요",한 마디에 걱정말고 즐겁게 다녀오라며 손을 흔들었다.그녀는 1박2일 일정으로 강원도로 떠났다.자전거동호인들과의 라이딩 여행이다.길을 떠나는 시각부터 난 바빠졌다.10분 후 큰 꼬맹이들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 닥친다.학교와 유치원 등교준비에 바빠졌다.식사준비를 하며 옷 코디는 각자에게 맡겼다.아내가 일일이 챙겨주는 일과 중 큰 일 하나를 저희들 스스로 해결하도록 내버려뒀다.사실 코디를 해줄 자신이 없었다.그동안 옆에서 지켜보니 큰 넘이 학교가며 제일 신경쓰는 것이 치마를 입고 가겠다며 할머니와 의견충돌을 빚는 부분이다.맡겨버리니 자연히 해결되었다.체육이 들었으니 바지를 입고 가야한다고 설득할 필요도 없었다.치마를 입었기에,"오늘 체육 안들었니? 묻자  "아,그렇구나.체육하지"하며 얼른 바지로 갈아입는다.용변보기,잠수네영어 흘려듣기,아침식사,옷단장 하기 등 아침마다 난리법석 떨던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꼬맹이들 등교와 등원을 시킨 후 커피 한 잔 마실 시간 없이 아들네집으로 향한다.오늘과 내일은 아내가 도우미 당번을 하는 날이다.통큰 양보를 한 터라 비번 날이지만 아기천사들을 만나러 가는 발걸음은 가볍다.이제 막 옹알이를 시작해서 더 재밌게 의사소통을 하는 듯 하다.제발 두 넘이 한꺼번에 울지만 말길 바라며 한나절을 넘겼다.다행히 제놈들도 할아버지의 간절한 소망을 알아주는 듯 했다.그런데 이튿날은 달랐다.둘이 한꺼번에 울어대니 속수무책이었다.내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끙끙대며 둘을 달래는 것은 힘에 부쳤다.한 넘이 울어대자 다른 한 넘이 덩달아 울어댄다.어찌어찌해서 겨우 진정이 됐다.둘이 다 잠이 들었다.잠투정하느라고 울어댔던 것 같다.이제야 고요가 찾아들었다.


아내는 지금쯤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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