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엿보기

숲 청강생이 세 사람으로 늘었어요

천지현황1 2012. 10. 16. 08:02

숲 청강생이 세 사람으로 늘었어요

 

주말이면 손주 두 명과 우리 내외가 거의 어김없이 서울국사봉으로 산책을 나간다.나는 그들에게 숲 안내자가 되고 그들은 나의 청강생이 된다.지난 주엔 윤ㅇ에게 팥배나무 열매를 주워 이름을 알려주었다.오늘 그 이름을 기억하고,"할아버지,팥배열매"하며 빨간 열매를 주워든다.길을 가다가 맥문동의 검정 열매를 관찰하더니,톡 한 알을 따 내 호주머니에 집어넣는다.엄마한테 보여주겠단다.나팔꽃도 관찰하고,서양등골나물 꽃도 살펴본다.강아지풀을 제일 먼저 알은 탓인지,강아지풀만 보면 반기며 한 대를 뽑아든다.뽑지말라고 하면 한 개만 뽑겠단다. 

 

국사봉엔 운동시설을 많이 해 놓아 시민들이 운동하느라고 많이 모여든다.윤ㅇ이가 빨간 팥배나무 열매를 주워들고 젊은 아기엄마와 얘기를 주고받고 있다.가서 들어보니 가관이다.젊은 엄마가 아마 "그게 뭐니?"물었나보다.윤ㅇ 왈,"팥배 열매예요.초록색이 익으면 노란 색으로 변해 땅에 떨어져요".그러고 있다.내가 끼어들어 "빨간 색이지 무슨 노란 색이야".그랬더니 "아니야,노란 색으로 떨어져".그러면서 손에 쥐고 있던 노란 색 열매를 내 보인다."빨간색으로 익다 만 노란 색 열매다.그렇구나,노란 색 열매도 있구나".윤ㅇ이는 나의 청강생이 되더니 다른 사람에게 설명도 잘 해주는구나하고 머리를 쓰다듬어준다.나뭇가지로 숫자놀이도 하고,철봉도 매달려보고,온몸 일으키기 운동도 해 본다.그리고 둘레길 산책을 하며 거미와 개미도 만난다.오리나무 위에 앉아 있는 까치의 울음소리를 듣고 흉내도 내 본다.

 

둘레길을 돌아오다가 작살나무의 보라색 열매를 만났다."할아버지,보라색 열매다"."빨주노초파남보,보라"윤ㅇ이는 색상을 잘 구별한다.꽃을 보면 색상을 말하곤한다.할아버지,할머니들이 자기 손주들을 '천재'로 안다더니 내가 그 꼴이다.손주들에게 자연사랑 숲사랑을 알려주는 것이 즐겁다.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자연친화적으로 자란다면 도심생활이 조금은 부드러울 것 같다.그리고 자연 관찰력을 키워준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내일은 해ㅇ이 돌잔치 날이다.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주니 고맙구나. (121013)

 

 

 

 

맥문동 열매 관찰하는 중

 

 

 

해ㅇ이도 철봉에 매달려보고

 

 

 

 

 

 

할머니와 허리 돌리기도 해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