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엿보기

-왜 실패했을까, 단호박찜을

천지현황1 2010. 10. 8. 13:02

 -왜 실패했을까, 단호박찜을

 

 

혼자 먹는 밥상은 '라면'이 최고다.."점심식사 했어요?''휴대폰을 타고 아내가 묻는 안부전화다. "응,신라면으로 먹었어"."또 라면이야".나는 라면을 좋아해서 1년 365일중 300여일은 하루에 라면으로 한끼를 때운다.한 끼를 때운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라면을 주식으로 즐긴다는 표현이 맞다.맥주를 주식으로 삼는 사람도 있다고 하지 않는가.

 

라면 종류도 다양해서 농심 신라면,삼양라면,오뚜기 북경반점 짜장,농심 새우탕 큰사발,오뚜기 진라면 등등 그 종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수퍼에서 좋아하는 라면 몇 종류를 사다놓고 돌려가며 맛을 보지만,내 입맛에는 역시 농심 신라면이 제일 입맛에 맞아 신라면 봉지가 우리집 비닐 쓰레기 투척 1호품이다.

 

내 친구중엔 혼자 밥을 못먹겠다는 친구가 있다.시골태생에 서울 유학시절 혼자 자취를 오래한 친구다.그런데도 결혼후 사회생활하면서 부터는 거의 혼자 밥을 못먹는단다.그는 '혼자 놀기'를 못한다.혼자 밥을 먹을 줄 모르니 혼자 놀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혼자 밥먹기는 혼자 놀기의 기본이기 때문이다.그는 고독이 제일 싫다고 했다.

 

언제부터인지 나도 요리에 관심이 조금 생겼다.그래서 일명 퓨전요리라고 해서 기존 요리방식에 내 나름대로 살짝 비튼다.비틀면 퓨전요리가 된다.혼자 있을 때 이젠 끼니 걱정은 않을 정도가 됐다.물론 내 생각이겠지만 오래전부터 아내가 연수나 출장갈 때 그녀는 내 끼니걱정은 안하는 것 같다.워낙 먹성도 좋고 아무것이나 가리지 않고 먹는 내 식성 탓도 한 몫 했으리라.라면으로 며칠간 식사를 했을 정도니까.아침도 라면,점심도 라면으로 먹어 보았는가? 조금은 싫증날 때도 있다.그럴 땐 오늘같이 단호박찜을 한다.

 

어~,그런데 오늘은 단호박찜을 실패했다.분명 예전대로 전자렌지를 '웰빙2'에 맞춰 꺼내보니 그릇에 다 눌어붙어 먹을 수가 없다.원인을 곰곰 생각해 보았으나 실패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조리방법이 예전과 똑 같았는데.하는 수 없이 '농심 후루룩 국수'를 끓여 반주 한 잔에 후루룩거리며 먹는다.후루룩 국수 맛보다 반주 한 잔이 더 입맛을 돋군다.이래저래 난 아내말처럼 술꾼인가보다. (2010.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