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바람따라

송죽회 남도 봄마실 240518-0520

천지현황1 2024. 5. 21. 11:49

송죽회 남도 봄마실 240518-0520

 

첫 날,

화창한 봄날,송죽회 회원 7쌍 중 마나님들에게 특별휴식을 드리고 철없는 남정네 여섯이 목포에서 뭉친다.서울,정읍 광주 목포에서 뿔뿔이 헤쳐 사는 벗들이 오늘은 남도의 항구에서 만난다.이곳은 이난영선생이 부른 '목포의 눈물'을 소환하는 도시다.오후 느즈막하게 목포역에서 조우한 벗들과 함께 신안 천사대교를 건넌다.첫 목적지는 퍼플섬 안좌도였지만 즉석에서 자은도 무한의다리 로 바뀌었다.암태도 동백꽃 할매 할배 벽화를 만나 천사섬 입도 신고를 드린다.에로스박물관을 그냥 지나칠려는 찰나,목포에 사는 김아무개가 관람을 권했다.대충 춘화를 몇 개 보고 낡은이들임을 실감하고 지역상품권(@5,000) 여섯장만 받아 나온다.여기까지 와서 분계해변의 '여인송'을 한번 만나보고 가야지. 조선시대부터 방풍림으로 조성한 노거수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걷기에 좋은 소나무숲길이다.해는 뉘웃뉘웃 바다 용궁으로 빠지려한다.석양에 만난 자은도 무한의 다리는 천국의 나무데크길이다.몇 차례 한낮에 와 보았지만 석양의 바닷길은 역시 최고의 감성을 이끌어냈다.바닷바람이 훅 스쳐가자 바다냄새가 났다.잔잔한 은빛물결은 젊은 감성을 깨운다.사랑하는 마눌님 생각 대신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을 읊조린다.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 / 삼학도 파도 깊이 숨어드는 때 /부두의 새악시 아롱져진 옷자락 /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목포 시내로 귀환해 밤바다를 마주하는 북항횟집에서 쏘맥에 우정을 타서 마신다.지난 날의 추억들을 끄집어내며 깔깔대소회를 연다.영락없는 철부지 까까중머리로 돌아간다.그 시절엔 나팔바지 입고 그리 높던 학교 담장도 잘도 넘었지.목포의 밤은 점점 깊어만 갔다.

 

 

암태도 에로스박물관

 

 

분계해변의 '여인송'이 있는 소나무숲 군락지

 

 

 

 

자은도 '무한의 다리'

 

북항

 

 

 

둘째 날,

41층 스카이뷰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영산강은 한 폭의 그림이다.간밤에 최아무개의 요청에 못이겨 딸래미의 거주지를 통째로 앗았다.딸은 본가로 보내고 친구들에게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했다.미안하고 고마운 두 마음으로 하룻밤을 지새운다.자정넘어 한 시까지 담소는 이어졌다.오랜만에 만난 동무들의 환담은 끝이 없다.

 

몸들이 낡아서인지 수면시간은 짧다.새벽 찜질방에서 피로를 푼다.아침은 '쫄복탕'으로 한다.푹 고와 내 놓는 쫄복탕은 보약이었다.

 

목포시티투어  

주요코스 :

(목포역-구 동본원사 목포별원-서산동 시화골목-보리마당-유달산 노적봉-목포근대역사관1관-2관-김대중노밸평화상기념관-갓바위-목포자연사박물관-목포역-해상케이블카 탑승소)

 

09:30-15:30까지 진행하는 시내시티두어 프로그램을 예약해 두었던 터라 서둘러 출발지인 목포역으로 간다.첫 답사지는 목포시내 오거리에 소재하는 '구 동원본사 목포별원'이다.일제시재 유일하게 목포에 남은 일본사찰이다.이어 유달산 기슭에 있는 '보리마당'을 오른다.해설사님은 열심히 보리마당에 대해 해설하시느라고 바쁘다.유달산 노적봉을 바라보며 드론으로 사진촬영을 하면 '이순신 장군의 누워 있는 얼굴모습'이라고 스토리텔링을 하신다.찬찬이 바위 정상부를 뜯어 살피니 대충 입,코 하며 얼굴 모습이 나온다."맞네,장군의 얼굴모습이네"맞장구를 치며 동무들과 기념촬영을 한다.보리마당을 내려 근대역사1,2관을 들린다.

 

잠시 우리끼리 향후 일정계획을 논의한다.고하도 케이블카 탑승계획을 취소하고 임실 옥정호붕어섬으로 오후 일정을 변경시킨다.내일은 월요일 휴관이기 때문에 오후 탐방을 실행한다.두 시간여를 달려 옥정호 붕어섬에 도착한다.섬을 한 바퀴 돌며 산책을 이어간다.작약 꽃밭이 만개하여 시선을 끈다.

 

일행 중 두어 사람이 붕어섬의 본 모습을 보지 못한 터라 차를 오봉산 주차장에 대고 전망대에 오른다.뒤 따라 오르는 한 동무는 꾀를 부리고 동행하지 않았다.한 친구만 대형 붕어 한마리를 본다.

 

출출한 배는 전국에서 제일 매운탕을 잘 하는 '옥정호산장'으로 향한다.빠가매운탕을 시켜놓고 일행 모두 식도락에 빠졌다.반주는 오늘도 쏘맥 섞어마시기다.몸은 낡아도 신이 내린 음식은 보약인가 보다.오늘 밤도 옥정호 붕어가 유영하며 자장가를 불러주는 최아무개의 써드하우스에서 운암대교의 휘양찬란한 불빛을 바라보며 꿈나라에 든다.

 

 

비파나무

 

 

옥정호 붕어섬

 

 

 

셋째 날,

옛날 생각이 났다.전주콩나물 해장국은 유명했다.50년 전에는 욕쟁이 할머니가 운영했던 '삼백집'이 유명했다.지금은 몇 년전에 허름했던 작은 가게를 화장이전하여 '전주왱이 콩나물밥 전문점'이 유명하다.운암 옥정호에서 모주 한 잔에 콩나물국밥을 먹기 위해 전주로 이동한다.맛은 별미다.국밥그릇 바닥까지 비운다.

 

상관편백숲 트레킹

오전엔 상관에 있는 편백숲 트레킹을 한다.동무들에게 내 일촌들을 소개해준다.편백과 화백,참오동나무,노랑꽃창포,광대수염 등을 해설하며 숲속 트레킹을 즐긴다.임아무개 청강생은 얼마나 열심히 귀를 기울였는지 숲길에서 썬글라스를 잃어버릴 정도로 열심이었나보다.한아무개는 편백의 피톤치드를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조오타"를 연발해댔다.마무리는 상관리조트 온천물에 몸의 열기를 식혔다.

 

다시 정읍으로 와서 최아무게의 차량을 반납하고 토끼탕 맛집에서 삼계탕까지 접대를 받고 서울행 KTX에 몸을 실었다.동무들과 즐긴 2박3일의 마실이 '찰라' 였다."자주 만나세". "그려,자주 만나 식도락을 즐기세".만남과 이별이 둘이 아니었다.  

 

 

 

상관편백숲

 

 

광대수염

 

 

'정읍 옹기전팥죽집' / 아내가 제일 좋아하는 최애음식 '팥죽'을 사기 위해 방문했으나 문에 자물쇠가 걸려 후일로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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