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붓꽃' 만나던 날(2007.05.02)
오후 3시에 일을 마치고 배낭에 물통 하나 달랑 넣고 하남 정수장을 들머리를 삼고 남한산 오솔길을 오른다. 엊그제 작설처럼 새순이 돋더니 벌써 나뭇잎들은 경쟁이라도 하는듯 하나같이 연초록에서 진초록 녹음으로 변해가고 있다.
초여름 날씨처럼 얼굴엔 땀이 주룩주룩 흘러 산길을 가면서 자주 땀을 훔친다. 초록세상은 마음 속까지 초록빛으로 물들게하는 모양이다. 평화롭고 마음이 고요하다. 깔닥고개 오르기 직전 낙엽쌓인 풀섶에서 단아한 모습으로 길손의 시선을 잡아매고 발걸음을 멈추게하는 한 떨기 푸른색이 감도는 보라빛 각시붓꽃을 만나 인사를 건넨다.
어찌 생긴 모습이 이토록 단아하고 청순한가! 선계에서 내려온 선녀가 이보다 더 예쁠까 싶지 않다. 새색시처럼 예쁘다. 각시붓꽃은 외떡잎식물 백합목 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4~5월경에 산자락에 피어 그 자태를 드러낸다. 꽃말이 '기별, 신비한 사람'으로 신비한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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