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꼬박꼬박 찾아오는 금요일이야
("자~사진찍어요. 미~소", 찰칵...........2011.03.12 분원 고향매운탕집 정원에서)
'따르르릉,따르르릉,따르~''
점심식사를 끝내자말자 그녀한테서 전화가 온다."네에~"길게 잡아빼며 톤을 올린다.나는 전화받을 때 "여보세요"라고 첫 말을 꺼내지 않는다.여보세요 대신 무조건 짧은 '네'이다."식사했어요?", "예에,당신이 만들어 준 잡채를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당." "우째 목소리가 우렁차서 좋네.기분 좋은 일이 있나요?""그러게,오늘은 꼬박꼬박 찾아오는 금요일이야."(금요일은 손주가 우리집에 오는 날이다)
갑자기 논어 학이편의 공자님 말씀이 생각났다.
巧言令色이 鮮矣仁이라.(듣기 좋게 꾸미는 말과 보기 좋게 꾸미는 낯빛에는 인<仁>이 드물다)
공자님 말씀은 교언이나 영색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나 얼굴색이 아니라는 얘기다.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꾸며내는 말과 표정이라는 얘기다.
아내가 걱정할까봐 점심 잘 먹었다고 꾸며 한 말에 그녀는 만족하다는 듯 웃으며 전화를 끊는다.결국 내 말엔 인(仁)이 없었다.그러나 인은 없어도 손주를 일주일만에 만난다는 희망이 깃들어 있다. (201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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