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봉선 꽃을 관찰하다 보면 꽃 화관이나 꽃받침이 시작되는 지점에 툭 튀어나와 말린 부분을 볼 수 있습니다.이곳은 속이 비어 있거나 꿀샘이 들어 있어서 꿀주머니라고도 한답니다.그러나 전문 식물용어로는 '거'(距)라고 합니다. 그런데 가끔 물봉선을 관찰하다 보면 이 거가 찢겨져 있는 것이 관찰됩니다.
어리호박벌이 꽃의 암,수술을 건드리지 않고 댓가도 지불하지 않고 달랑 이 거를 찢어 꿀만 훔칩니다.사실 물봉선의 거는 수분을 해 줄 곤충을 유인해서 꿀을 주는 모양으로 꽃이 설계되어 있습니다.그래야 정상 루트로 들어와야 수분이 이루어지고 그 댓가로 꿀을 주게 되는 셈이지요.어리호박벌이 꿀을 훔치고 가자 그 구멍을 또 땅벌이 활용하여 꿀을 훔칩니다.이를 눈여겨 본 뒤영벌도 어리호박벌의 흉내를 냅니다.또 꿀벌이 이 찢어진 구멍을 통해 꿀을 훔치지요.
이런 사례를 막기 위해 꿀주머니를 두껍게 진화한 꽃도 있습니다.바로 석류와 산당화이지요.물봉선꽃은 단 이틀간 피었다가 꽃잎을 버립니다.단 이틀을 위해 석류나 산당화처럼 거를 두껍게 벽을 만든다는 것은 에너지 낭비로 본 모양입니다.물봉선도 꿀 도둑만 맞고 가만이 있지 않을겁니다.아마 생존하기 위해 또 다른 지혜를 발휘하겠지요.
일본에서는 물봉선 꿀을 노리는 도둑때문인지 꿀주머니(거)를 달지 않은 물봉선 개체가 발견되고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어쩌면 물봉선의 진화인 셈이지요. (다나카 하지메의 '꽃과 곤충 서로 속고 속이는 게임'을 읽고 재편집)
물봉선(봉선화과)
-흰꽃이 피면 '흰물봉선'
-노랑꽃 피면 '노랑물봉선'
-꿀주머니가 쳐졌고 꽃빛깔이 연하면 '처진물봉선'
(천마산 11.07.05)
물봉선(좌) / 노랑물봉선(우)...천마산 11.07.05
(남한산성 11.07.26)
(검단산 11.08.16)
(예봉선 11.09.11)
(서울 청계산 11.09.20) / '거'...꽃의 밑 부분 말린부분으로 꿀주머니 있는 부분 / 물봉선의 씨앗번식 전략은 팽압전략 씀
(노랑물봉선
강원도 130516
검단산,2011.07.06)
(발왕산 11.08.21) / (좌)노랑물봉선, (우)흰물봉선
(천마산 11.09.27)
검단산 120627
흰물봉선(봉선화과)
잎 잎은 호생하고 넓은 피침형으로 길이 6~15cm, 나비 3~7cm이며 가장자리에 예리한 톱니가 있다.
(화악산 11.08.09)
처진물봉선
가거도 120722
제주물봉선
한라생태숲/1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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