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여름나기 ] * 2016.07.27-08.04
연일 폭염이다.서울은 33~4도를 오르내린다.장마도 아니 온 듯 지나갔다.연례행사처럼 서울을 탈출했다.열흘 정도 일정이다.올해도 꼬맹이 둘의 유치원 여름방학 시작과 함께 짐을 쌌다.남도로 향했다.익산 동생집에 작년처럼 꼬맹이들을 맡겼다.아이들도 3일 뒤 저희들 아빠엄마의 휴가로 익산에서 만나 1주일 일정으로 남도로 떠날 것이다.우린 해방이 되었다.
다음 날 고군산군도 라이딩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여름나기를 시작한다.숙소는 지인의 옥정호수 써드하우스다.지리산 서북능선 종주,임실 구담마을 탐방,장성 축령산,지리산 칠선계곡,임실 성수산 다시 지리산 한신계곡과 백무동계곡으로 싸 돌아다닌다.강행군이다.역시 우린 유랑인생이 좋다.
(일정)
160727...서울 출발
160728...고군산군도 (신시도-무녀도-선유도) 라이딩
160729...지리산 서북능선 종주
160730...임실 구담마을,순창 장군목 요강바위 탐방
160731...옥정호 붕어섬,장성 축령산 편백숲,고창 김성수선생 생가 방문
160801...지리산 칠선계곡 산행
160802...임실 성수산 산행
160803...지리산 백무동 한신계곡 산행
160804...귀경
[ 2016 여름나기 2 ]지리산 서북능선 종주
* 2016.07.28 / 성삼재(08:20)-고리봉-만복대-정령치-큰고리봉-세걸산-세동치-팔랑치-바래봉삼거리-용산주차장(18:20)...20.3km / 10시간
옥정호에서 불어제끼는 서늘한 바람에 잠을 깼다.새벽 2시다.밤하늘엔 그믐달이 초승달보다 더 요염하게 걸려있다.소쩍새는 잠시 "소~쩍 소~쩍" 울더니 그친다.다시 단잠에 빠졌나보다.이런 생각,저런 생각으로 잠이 달아났다.이윽고 새벽을 맞는다.주섬주섬 산행준비를 하고 길을 떠난다.지난 7월초 식생탐찰차 지리산 서북능선에 있는 정령치,고리봉과 노고단을 다녀갔었다.그 때 생각했다.아내와 함께 다시 이 지리산 서북능선을 종주해보고 싶었다.그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을 몰랐다.옥정호 써드하우스에서 80 km의 새벽길을 달려 바래봉 아래 국립축산과학원유전자지원센타 위(용산주차장)에 주차한다.택시로 들머리인 성삼재로 이동한다(@40,000).어제 전화로 예약한 남원 인월 소재 택시기사(김진수님,010-3680-0398)분과 07:20분에 만나기로 약속했었다.먼저 도착해 조금 기다리니 예약한 택시가 도착한다.성삼재로 이동하며 지리산 이야기와 그의 생활담을 듣는 사이 심원마을을 거쳐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성삼재 아래에 도착한다.
지리의 주능선은 운무에 갇히고
가까운 산이 먼 산을 가리었다.구름은 시나브로 산허리를 휘감으며 흘렀다.길섶에 핀 흰여로는 반갑게 인사를 한다.오솔길을 기분 좋게 걷는다.천하를 얻은 기분이다.지리의 아침공기는 상큼했다.뒤 따라 오며 흥얼대는 아내의 콧노래도 신이 났다.어느 구절에선 좀 더 목을 꺾었으면 싶다.꺾으면 더 구성지련만,아직은 그 수준이 멀었나 보다.
만복대에 섰다.지리의 주능선은 운무에 갇혔다.반야봉의 짝궁뎅이도 꽁꽁 구름속에 숨었다.능선 길에 꽃창포와 금마타리,흰여로가 오손도손 살고 있다.쉽싸리,속단도 꽃을 피웠다.동자승의 애잔한 전설을 갖고 있는 동자꽃도 얼굴을 내민다.원추리의 포스가 대단하다.일월비비추는 꽃이 막 시들어 가고 있다.조릿대 숲길을 지날 때는 사그락대는 소리가 정겹다.오솔길이 덤불 숲길로 변한 곳도 몇 군데 만난다.지리산엔 노각나무가 유난히 많다.길을 가다 땅에 노란 수술을 달고 통꽃으로 툭 떨어진 꽃이 보이면 어김없이 그 주위엔 노각나무 가족 몇 그루가 아름다운 몸매를 뽐내고 서 있다.
길에 도(道)가 있으렸다
지리산 서북능선은 주능선을 바라보며 걷는 재미가 있다.오늘은 연무로 조망이 시원찮다.정령치습지 데크에서 시장기를 달랜다.마애불상군을 둘러본다.서북능선 마지막 백두대간길인 고리봉 정상까지 한 숨에 걷는다.세걸산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다.세동치,팔랑치를 지난다.오는 등로에 멧돼지똥을 20여 군데 이상 싸 놓은 것을 보았다.아내에게 말은 안했지만,긴장하며 산길을 걸었다.숲속길과 땡볕을 번갈아 가며 마침내 바래봉삼거리에 섰다.덕두봉을 지나 구인월까지 가야 서북능선 완전종주지만 무리일 것 같아 3km쯤 줄여 용산리로 내린다.내림길 길섶에서 농익은 산딸기를 따먹느라고 10여분 이상 지체된 것 같다.삼복더위에 서북능선 종주길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날머리에 닿아 차를 회수한다.옥정호로 돌아가는 길에 실상사를 만난다.영혼은 맑은데 육신이 피로하다.그냥 지나친다.
아내로부터 가끔 핀잔을 듣는다."당신은 산욕심,술욕심이 많다"고. 오늘도 조금은 무리를 했다.땡볕 삼복더위에 20km의 장거리 산행은 분명 무리다.욕심을 줄여야겠다.나이가 든다는 것은 달관의 경지를 체험하고 지혜를 얻는 것 아닌가.대자연에 귀의하고 동화되는 삶이 작은 것에 만족하는 삶의 첩경 아니겠는가.책이 인생의 스승이듯이,대자연도 인생의 큰 스승이다.길에 도(道)가 있듯이.
사진모음
흰여로
금마타리와 함께 찰칵
모시대
꽃창포와 금마타리,흰여로가 오손도손 살고 있다
동자꽃
어수리
참바위취
일월비비추
원추리
산비장이
산앵도나무
정령치 개령암지 마애불상군
마애불상군
금꿩의다리
* 산행팁 ;
-종주 산행시 차량 회수 등 택시 이용시...남원 인월 소재 개인택시 기사 (김진수님,010-3680-0398)
-중간 식수 구입은 정령치휴게소에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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