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단상 / 181124
자고 일어나 보니 온 세상이 하얗다.창 밖으로 난분분난분분 내리는 하늘나라 선녀들을 보다가 발걸음을 공원으로 옮긴다.온 세상이 흰눈으로 치장하고 감성을 불러낸다.첫눈은 서설이다.'뽀드득,뽀드득','우지직,찌익'눈 밟는 소리와 소나무 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교차한다.서설도 때론 어떤 생명에게는 아픔이 되기도 하는구나.소복이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지는 소나무 가지가 여기저기에서 아우성이다.한 시간 동안 산책하며 가지 부러지는 소리를 다섯 번이나 듣는다.
아직 다 떨구지 못한 단풍나뭇잎은 붉은 색을 더 붉게 만들어 내고, 대롱대롱 매달려 보석처럼 빛나는 산수유도 그 붉은 빛을 선홍빛으로 물들였다.흰색을 바탕색으로 배경을 삼은 자연이 제각각 자신의 빛을 진하게 발산한다.호숫가에 한 발 들고 옹기종기 서 있는 왜가리도 공원의 풍경이 되었다.모두가 아름다운 자연이다.
이 아름다운 공원길을 걸으며 건강한 10년을 소망하던 염원을 염치없이 20년으로 연장하고 싶은 욕망이 갑자기 일었다.욕심을 덜어내고 그 빈 자리에 버킷 리스트 몇 개를 더 추가시켜도 될까.대자연에게 물었다.
'세상 엿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립중앙박물관 / 대고려전 181225 (0) | 2018.12.25 |
---|---|
석양 그리고 소확행 / 181201 (0) | 2018.12.01 |
에버랜드에서의 하루 (0) | 2018.06.04 |
당번 서던 날 (0) | 2017.06.04 |
창덕궁 후원과 낙선재 (0) | 2016.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