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는 꽃비다 / 210403
봄비는 꽃비다.벚꽃이 꽃비되어 내린다.자연의 사시순환은 윤회다.한치의 오차도 없다.한번 쯤 건너 뛸 만도 한데 어김없이 금년에도 봄은 찾아왔다.만화방창이다.여기저기에서 봄의 전령사가 쏟아내는 아우성이 요란하다.남녁에서 보내 온 화신이 서울에도 만발했다.금년의 봄은 유난하다.아름다운 봄날,봄비에 젖은 공원을 늙은 사자처럼 어슬렁거린다.남을 위해 내 마음을 조금만 내 주어도 행복할텐데.그것이 소확행의 첫걸음인줄 알면서도 실천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서.
요즘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철이라 TV만 켜면 싸움질이다.재산세 등 세금으로 많이 거두어 가더니 곳간의 돈이 제 돈인양 막 퍼주겠단다.왜 사람들은 완장을 찰려고 할까.나랏님 완장은 금완장일까,구리완장일까.완장 벗고 나면 왜 붉은 벽돌집으로 돌아가는 걸까.최아무개 시인은 '완장'이란 시에서 '완장이 채워지면 누구라 할 것 없이 늑대가 되고,완장이 벗겨지면 이빨 빠진 똥개가 된다'고 썼다.동감이다.창 밖에 봄비는 하염없이 내리는데 만발했던 벚꽂도 구시월에 서리맞은 국화처럼 꽃비 되어 내린다.구리완장과 똥개는 붉은 벽돌집과 연결되며 인구에 회자되는 '시어(詩語)'들이 아닌가.
창 밖에 봄비는 하염없이 내린다.빗소리를 들으며 나도 시인이 된다.아내가 부쳐준 빈대떡에 탁주 한 사발을 들이키니 천국이 따로 없다.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하지 않던가.오늘은 꿀꿀한 날이어서인지 온통 똥 이야기만 했다.
콩배나무 꽃
낙우송 공기뿌리
개갓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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