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포플러가 우는 까닭
나는 가끔 심란하거나 조용히 생각을 다듬고 싶을 땐 올림픽공원으로 불쑥 발 길을 옮긴다. 조각 공원을 지나 꽃동산을 비켜 솔 숲 벤치에 앉으면 어느 때나 할 것 없이 이태리포플러가 우는 소리를 듣는다. 바람이 한 줌 없는 날에도 그 나무는 높게 서서 비 내리는 꿀꿀한 날의 빗소리처럼 그렇게 슬피 울고 있다. 무슨 사연일까? 물어보고 싶기도 하다. 촛불을 켜지 않아서 일까? (요즘 광우병 파동 관련 수입 소고기건으로 촛불시위가 한창이다)
오늘도 바람 한 점 없는 꿀꿀한 오후다. 삥 둘러 서 있는 소나무들이 세월을 견디며 내 뿜는 솔향이 그리워 또 찾은 그 자리에서 나는 오늘도 이태리포플러의 바람 소리를 듣는다. 솔 잎도 전혀 미동하지 않는데 왠 바람 소리가 그리 큰지, 비 내리는 소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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