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몽촌역사관 영상실)
* 2009.01.22 18:00
며칠 전 밤 산책 대신 오후 5시경 공원 몽촌토성을 산책하다가 움집터에 들렀다.움집 앞 게시판을 들여다 보니 영화포스터가 게시되어 있다.한번 체험해보자고 아내와 얘기를 주고 받고 일정을 수첩에 메모 해두었다.매주 목요일에 몽촌역사관 영사실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왜 이제야 이걸 발견했을까?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공원으로 갔다.극장 대신 5~60 여석의 자리가 있는 작은 영사실은 난방도 잘 되어 있어 훈훈하다.6시가 되니 자리는 반도 차지 않은 채 '로미오와 줄리엣'영화가 시작된다.
즐거리는 대강 이렇다.셰익스피어 원작 <로미오와 줄리엣>은 유명한 러브스토리다.이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1968년도에 만들어지고 오늘 본 영화는 그 후 리메이크된 작품이다.영화 주제가 <A Time For Us>는 언제 들어도 우리들 귀에 너무 익어 친숙한 멜로디다.이국적이고 정열적인 도시 이탈리아 베로나에는 서로 앙숙으로 지내온 두 가문 몬태규와 캐플릿가는 끝없는 혈투를 벌이며 첨예하게 대립한다. 시민들의 눈길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쟁을 벌이는 두 가문의 싸움은 처절하다.영주는 이 싸움을 말린다.그래도 싸움은 계속된다.그러던 어느날 캐플릿가의 축제가 열린 파티에 몬태규가의 로미오가 몰래 들어간다.그는 아름답고 사랑스런 줄리엣을 보고 필이 꽂히게 된다.드디어 그들은 만나게 되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사랑을 나눈 그들은 부모 몰래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두 사람의 결합이 두 가문의 화해를 가져다 줄 것으로 믿은 신부님은 이들의 앞날을 축복해 준다.그러나 로미오는 친구의 싸움에 말려들어 줄리엣의 사촌인 티볼트를 죽이게 되고 베로나에서 추방당하게 된다. 한편 줄리엣이 결혼한 것을 모르는 줄리엣의 부모님들은 그녀를 가문 좋은 패리스 백작에게 결혼을 시키려 하고 이를 피하기 위해 줄리엣은 신부님의 재치를 빌어 잠시 기절하는 약물을 복용하고 죽음을 가장한다.장례가 치러지고 묘지에 안장된다.한편 신부님은 인편을 넣어 로미오에게 줄리엣의 죽음을 알리고 그는 한걸음에 달려와 줄리엣의 죽음을 애도하며 흐느껴 운다.그 자리에서 그는 독약을 마시고 자살을 한다.운명의 시차가 잠시 비켜선다.줄리엣이 시간이 흘러 기절에서 깨어난다.그러나 로미오가 죽은 것을 알고 그녀도 칼로 자살하고 만다.둘의 사랑은 현세에서 접고 결국 내세로 옮아가는 걸까.이 사실이 알려져 원수같은 두 가문은 화해를 하고 영화는 막을 내린다.
역사관을 빠져나오니 하늘이 찌뿌둥하다.이내 가는 빗방울이 얼굴을 맛사지한다.서둘러 집으로 오는 발걸음이 빨라졌다.집에서 가끔 하나TV로 보는 영화 맛 하고 또 다른 맛이다.아마 공짜에다가 영화관처럼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영화광인 아내는 자주 역사관 영화 프로그램을 즐기자고 해서 수첩 일정계획에 포함시켰다.1년에 50여편의 영화를 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풍요롭다.아마 다음 주엔 '카사블랑카'가 상영된다지. (2009.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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