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이야기만 같았던 흡혈성 산거머리가 국내에도 서식하고 있는 것이 최초로 확인됐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2011년 7월과 8월 우리나라의 환경지표
토양동물 현황 파악을 위해 현지조사를 수행하던 중,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의 독실산에서 탐방객들을 통해 소문으로만 전해왔지만 학술적으로 기록된 적이 없는 산거머리 해마딥사 류큐아나’(학명, Haemadipsa rjukjuana / 가칭 ’독실산거머리‘)의 서식을 처음으로 확인하고 100개체의 표본을 확보했다고 26일 밝혔다.
독실산거머리는 서식 지역인 가거도의 독실산 명칭을 사용하여 부여한 가칭으로 가거도 독실산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국내에서는
희귀한 산거머리로서 크기는 약 2.5∼3.0㎝ 정도이고 몸은 원통형으로 신축성이 아주 뛰어나다.
기존 국내에 서식하는 거머리류는 16종으로 전부 물에서만 사는데 비해 이번에 밝혀진 ‘독실산거머리’는 땅에서만 산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보고된 다른 거머리류와 쉽게 구별된다.
이들의 서식처는 주로 산 속의 낙엽 속, 바위 밑 등의
습도가 높은 지역으로 기온이 낮아지고 건조해지면 땅속에서 휴면상태로 있다가 온도 25℃, 습도 60% 이상일 때 활동을 시작한다.
산거머리의 수명은 보통 2∼3년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거도에서는 주로 장마철에 나타나기 시작해 9월 중순까지 활동하고 그 이후로는 이듬해 장마철까지 휴면에 들어간다.
특히, 가거도의 '독실산거머리'는 사람과 동물들의
혈액을 먹고 살며, 숲의 이동통로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사람이나 동물의 움직임으로 생긴 미세한 온도변화, 공기의 움직임 및
진동을 감지해 먹이를 인지하고 찾아가 흡혈한다.
보통 1회 흡혈 시 1㎖의 혈액을 약 30분∼1시간 정도 흡혈하지만 최대 2∼6㎖까지도 가능하다.
산거머리는 흡혈 할 때 마취성분을 분비하기 때문에 사람이나 동물들이 전혀
통증을 못 느끼며, 항응고제 때문에 흡혈 후에도 흡혈부위에 상당기간 지혈이 안돼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한 양의
출혈이 계속될 수도 있다.
자원관은 ‘독실산거머리’가 흡혈하는 동물과 흡혈 시 산거머리에 의한
질병매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대 수의대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사람, 생쥐, 족제비, 흰배지빠귀, 울새 등을 흡혈한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야생동물 유래의 질병인 리케치아, 아나 플라스마, 보렐리아, 에를리키아 등의 병원체는 검출되지 않아 질병매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우리나라의 일부 기후구가 아열대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만큼 현재는 가거도에만 서식하는 흡혈 산거머리의 분포지역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지속적으로 면밀하게 분포변화를 감시할 예정이다.
독실산거머리가 발견된 가거도는 전남 신안군에 속하는 국토 최서남단에 있는 섬으로, 독실산(639m)을 중심으로 기암괴석과 난대성 상록수림으로 이루어 졌다.
여름철에는 해양성 기후를, 겨울철에는 대륙성 기후의 영향을 받는데, 섬
중앙에 위치한 독실산은 토양이 두터운 낙엽층으로 구성되고, 연중 습한 기후를
유지하며,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는 일수가 적어 아열대 분포인 산거머리가 생존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웃 일본에서는 흡혈하는 산거머리의 분포가 북쪽의 홋카이도를 제외한 일본
전역으로 확대되며 산림에서의 인간 활동에 지장을 초래함에 따라 관련 지자체별로 산거머리 퇴치법이나 흡혈예방법,
방제 대책 등을 마련해
시행중이다.
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2012-03-26 copyright newswave news 산거머리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