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산 생태트레킹
* 2012.12.02 / 이매역(10:00)-영장산-이매역(14:50)
회원들이 하나 둘씩 긴급하고 귀중한 약속때문에 불참 통보로 세 명이 달랑 생태트레킹을 하게 되었다.그런데 숲동무 한사람이 동행을 청해와 결국 네 사람이 시(詩)가 흐르는 이매동 뒷산을 밟으며 식생탐찰을 하며 생태트레킹을 시작한다.영하의 날씨라고 해서 단단히 중무장을 한 터라 추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덜꿩나무 겨울눈이며 누리장 겨울눈이 예쁘다.댕댕이덩굴의 겨울눈을 처음으로 관찰한다.늘 잎과 열매로만 동정하다가 겨울눈을 들여다보니 새롭다.굽은 소나무가 산을 지키며 정상부위까지 밀려났다.소나무가 밀려난 자리엔 참나무류가 자리를 잡고 있다.그리고 정상부근엔 노간주나무가 많다.아마 바위가 부서져 석회암지대여서인지 많이 자란다.마 열매가 나무 줄기 위에 걸쳐 바람 무등을 탈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본다.아까시나무 열매도 꼬투리 열매를 열어제끼고 봉합선을 터트려 반쪽에 씨앗을 단단이 붙이고 땅에 떨어져 바람여행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계곡의 명경지수는 버들치 놀이터가 되고 낙엽이 두텁게 쌓인 길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 푹신푹신하다.산 능선을 치고 오르자 길 옆에 삽주가 머리를 풀고 앉아 있다.청미래덩굴은 빨간 열매를 매달고 새들을 유혹하지만 이미 과즙은 메말라 먹을게 없다.새들도 이미 눈치 챈 모양인지 덤비지 않는다.콩과인 땅비싸리가 길쭉한 열매를 달고 '내 얼굴도 좀 보고 가이소' 사정한다.작은 꽃에서 어떻게 그렇게 긴 열매를 달렸는지 자못 궁금하다.
일본목련의 수령이 꽤 된 큰 나무 한 그루가 우릴 맞는다.발 아래 뒤집어진 잎의 색갈이 유난히 분백색이다.정릉참나무 한 그루가 떡 버티고 서 있다.이 나무는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가 교배해서 태어난 잡종이다.으아리가 낙엽이 지지 않은 채 열매를 달고 있다.꽃은 지난 여름 많이 보아 왔지만 열매는 초면이라 얼굴을 바짝 갖다 대고 수인사를 한다.모두가 찬바람을 맞으며 겨울준비에 부산하다.다만 박새와 곤줄박이만이 다가올 겨울맞이는 할 생각이 없는지 풀숲에서 숨바꼭질놀이에 열중이다.
겨울산이 멀리서 손짓해대기에 발걸음을 정상까지 한다.동행인이 그 봉우리를 매지봉이라고 한다.정상을 올라보니 율동공원 방향의 한전 연수원을 들머리로 해서 몇 번 올라 본 영장산 정상이다.정상석 뒷면에 매지봉이라 새겨 있다.정상에서 약간 빗겨난 자리에 일행 셋은 쪼그리고 앉아 볼일을 본다.그런데 남자 둘에 여자 한 사람이 함께 볼 일을 보는 폼새다.그들 손엔 좁쌀과 땅콩조각이 놓여 있다.박새와 곤줄박이를 부르는 폼새가 마치 뒤에서 보니 볼 일 보는 폼새로구나.
산을 내려와 이매동 착한낙지집을 찾는다.오후 세 시가 다 된 시각에 문밖까지 대기줄이 서 있다.포기하고 촌장집에서 막걸리 한 사발을 반주로 늦은 점심을 들고 헤어진다.공주 계룡산 대신 영장산을 찾아 숲동무들과 즐거운 생태트레킹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다 귀가를 한다.한 달에 한 번 산악회 모임을 빠지고 참석하는 이유가 숲동무들과 숲이야기를 하며 즐기는 하루가 즐겁기때문에 오늘도 흔쾌히 생태트레킹을 택했다.
내집에 꽃 피거든 나도 자네 청하옴세
백년덧 시름 잊을 일 의논코자 하노라 / 김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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