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바람따라

다산길에서 만난 자연

천지현황1 2014. 4. 12. 23:27
다산길에서 만난 자연

 

* 2014.04.12  

 

 

 

꼬맹이들이 여행가 주말이 심심해졌다.오랫만에 여유로운 아침나절을 맞는다.한 달 전 어깨쇄골 골절로 불편해 하던 아내는 갑갑한 모양이다.아직도 뼈가 다 붙지 않아 고통스러워한다.그래서 바깥나들이를 조심조심하고 있다.그런데 오늘은 어디 바람이나 쐬러 가자고 먼저 제안한다.용수철처럼 벌떡 책상 앞에서 물러났다.다산유적지 다산길을 걷기 위해 집을 나선다.특별히 먼 나들이를 하지 않을 땐 그곳에 가끔 간다.산과 강이 어우러져 편한 풍광을 드러내는 곳이다.다산길을 걸으면 가슴이 뻥 뚫리는 감을 느낀다.강물도 바다처럼 편안하다.주말이면 양평 가는 도로는 교통혼잡을 이룬다.오늘도 예외는 아니다.그러나 늦은 출발치고는 도로가 예상보다 덜 혼잡하다.

 

다산길에 들어서자 할아버지똥걸레라고 부르는 벼룩나물이 예쁜 하얀 꽃을 피우고 인사한다.추운 겨울이 가고 이른 봄 식탁에 제일 먼저 입맛을 돋우는 것은 냉이다.이때 시골에선 이 벼룩나물도 뜯어다가 된장을 풀어 국을 끓였다.지금은 줄기를 키워 키가 자랐지만 2월 언땅 한귀퉁이에 티끌과 함께 파릇한 나물이 작은 잎 몇개를 달고 옹기종기 납작 엎드려 바람을 피하고 있다.시골 할머니들은 이 벼룩나물을 캐다가 티끌을 떼내는데 성가스러웠나보다.워낙 작은 나물에 티끌이 반이니 그럴만하다.오죽하면 할아버지 똥걸레에 비유했겠는가.그래서 할머니들은 이 나물을 벼룩나물이라고 부르지 않고 할아버지똥걸레라고 부르기도 했다.  

 

뚝새풀,가락지나물,흰젖제비꽃,콩제비꽃,개구리자리,질경이택사 등등 다산길 가는 길엔 눈맞추자는 식물들이 많아 가던 길을 멈추곤 한다.풍광이 아름답다.앞 산에는 산벚나무와 조팝나무가 연둣빛으로 변하기 시작한 산에 흰 물감으로 점점이 찍어놓았다.숲정이 아래 밭가에는 자두나무와 복사나무가 꽃을 피워 대조를 이룬다.자두나무 꽃은 흰꽃에 푸른 빛이 돈다.원래는 오얏나무였다.그런데 열매가 복숭아를 닮았다고 하여 자도나무라고 했다가 자두나무로 고쳐 부르게됐다.오얏이 훨씬 순수한 우리말이라 정감이 가는데 왜 오얏이라고 하지 않았을까.오얏이라는 단어는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경구만 전해오고 있을 따름이다.

 

다산길을 걸어 다산유적지 마을에 가서 황태정식으로 점심식사를 한다.식사후 다시 유적지 강가 벤치에 앉아 물끄러미 강물을 바라본다.다시 자리를 옮겨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먼 산도 바라본다.산과 강이 말없이 시간속으로 나를 떼민다.꿀꿀한 오후가 될 뻔 했던 날,아내는 오랫만에 가는 봄을 즐기며 흐뭇해한다.

 

 

 

 

 

 

【다산길에서 만난 자연】

 

 

 

 

 벼룩나물 (석죽과)

 

 

 

 

 

 

 

 

 

 

 

                    뚝새풀 (벼과)

 

 

 

 

 

 

가락지나물 (장미과)

 

 

 

 

 흰젖제비꽃

 

 

 

 

 

 

 

 

질경이택사

 

 

 

 

 

콩제비꽃

 

 

 

 

 

 

가죽나무에 주홍날개꽃매미 알을 개미가 노리고

 

 

 

 

 

 

아내에게 루페를 건넸다.그녀는 관찰삼매경에 빠졌다.작은 꽃들을 보느라고 오늘은 그녀에게 루페를 빼았겼다.

 

 

 

 

 

개구리자리

 

 

 

 

 

뭘 보시나요.벼룩나물(할아버지똥걸레)꽃 들여다보고 있군요

 

 

수련 

 

 

 

 

                   

 

 

 

 

 

 

 

 무스카리

 

 

 

 

 

                    긴병꽃풀

 

 

 

 

 

 

 

 

 

 

                    쉬땅나무

 

 

 

 

 

 

 

 키버들

 

 

 

 

 

 

 

 

 

 

 

 

빈카

 

 

 

 

 

 

 

 

 

 

 

제비꽃

 

 

 

 

 

 

 

 

 

 

골담초 

 

 

 

 

 

 

 

 

 

 

양지꽃

 

 

 

 

 

 

 

청미래덩굴 

 

 

 

잔털제비꽃 

 

 

 

 

 

 

                   쑥도 캐고 

 

 

 

 

 

 

 

 

 

 

물봉선 새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