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마봉 / 만원의 행복
* 2017.07.09 / 아차산역(09:10)-영화사-아차산둘레길-긴고랑이골-용마봉-용마산5보루-망우리방향 깔닥고개-면목역(13:00) ...약9km
요즘 국지성 호우 예보가 잦다.장마기간이다.산악회 회원들은 포천으로 떠났다.지금 쯤 산정호수 둘레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우린 느긋하게 서울 하늘을 바라보며 아차산 둘레길을 지나 용마봉을 오른다.계곡물이 '돌 돌 돌'소리내며 구른다.5부 능선 계곡에서 구슬 땀을 씻어내지만 더위는 피할 수 없다.능선에 올라 바람 부는 곳에 해먹을 쳤다.잠시 쉴 때도 해먹은 유용하다.산 마루금에 먹구름이 걸쳐 있지만 비는 퍼 붓지 않는다.
용마봉에서 아차산으로 건너 가지 않고 구리 방향으로 틀었다.망우리길을 걷기 위해서다.오래 전에 서울둘레길을 걸으면서 지나왔던 길이다.역방향으로 길을 잡으니 새로운 맛이 난다.깔닥고개를 올라오는 산객들의 숨소리가 거칠다.아마 국지성 호우가 퍼붓고 지나갔나 보다.비에 젖은 산객도 보인다.망우리로 가는 숲 속 길은 청량하다.
망우역으로 내리려던 처음 계획을 바꿨다.면목역으로 내리는 팻말이 보이자 하산길을 바꾼다.풀섶을 헤치며 난 길이 조용하다.면목역 못미쳐 재래시장을 만난다.동원시장이다.시장구경을 한다.채소가게,과일가게,옷가게,족발집,떡집,반찬가게 등 오말조밀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난전에서 황기 1kg을 샀다.아내는 검은 비닐 봉지에 애호박 몇 개를 담는다.파프리카는 3개에 단돈 1,000원이다.우리 동네에서 한 개에 2,000원인데.검은 비닐 봉지 숫자는 자꾸 늘어 만 갔다.내가 가장 좋아하는 호박잎 한 다발도 비닐 봉지에 담긴다.우린 오늘 면목동 재래시장에서 단 돈 10,000원으로 행복을 샀다.횡재한 기분이다.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만족한 웃음을 짓는다.오늘 저녁식탁엔 호박잎이 오를 것이다.벌써 군침이 돈다.
사진모음
'숲 속의 단상(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화 마니산 / 전국 제1의 '생기처'라는데 (0) | 2017.08.06 |
---|---|
설악산 / 설악공룡능선 (3탄), 금강초롱꽃은 어디로 숨었을까 (0) | 2017.07.31 |
남한산 / 정지된 시간 (0) | 2017.07.08 |
속리산 세조길 (0) | 2017.07.08 |
홍천 오음산 / 정글탐험이 되어버린 사나운 하산길 (0) | 2017.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