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강화 석모도 해명산-낙가산-상봉산

천지현황1 2018. 3. 19. 09:08

강화 석모도 해명산-낙가산-상봉산


* 2018.03.17 / 석모도 진득이고개(09:10)-해명산-낙가산-상봉산-낙가산안부-눈썹바위-보문사-주차장(12:30) ...9.5 km


조용히 멍때리며 산길을 걷습니다.복식호흡하며 걷습니다.숨소리가 조용해집니다.날씨 흐린 탓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확 트인 조망대신 그저 들숨,날숨에 집중하며 걷습니다.오늘따라 아내는 힘들어합니다.컨디션이 별롭니다.어제 한강 라이딩을 무리하게 한 탓인지 모르겠습니다.자꾸 뒤돌아보며 간격을 조절합니다.중간에서 내려가자고 해도 괜찮다며 묵묵히 걷습니다.멀리 산아래 바닷가에 펼쳐지는 작은 섬들도 오늘따라 흐릿하며 제 위치를 잡지 못하고 부유하는 듯 합니다.산 능선에 오밀조밀 떼로 서 있는 소사나무들만 두런댑니다.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입니다.을씨년스런 날씨에다가 봄꽃이 한 개체도 보이지 않네요.생강나무도 꽃눈이 아직 벌어지려면 멀어보입니다.북쪽으로 날아가는 한무리의 기러기떼가 구름 속으로 몸을 숨깁니다.남쪽의 화신이 북쪽에도 빨리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보문사 눈썹바위아래 마애불은 오늘도 불자들의 경배를 받습니다.오래전에 종교를 버린자로서 그저 무덤덤합니다.눈을 잠시 감고 기도하는 아내의 모습을 대중 속에서 찾아냅니다.남의 신앙까지 탓할 마음은 없습니다.그녀는 불자가 아니면서도 절집에 오면 종종 기도하는 모습을 보입니다.기도는 적극적인 바램입니다.기도가 적극적인 행동으로 실천된다면 그 바램은 꼭 이루어질 겁니다.마음이 곧 부처입니다.그저 자신을 스스로 관리해 나갈 수만 있다면 세속적 신앙의 유무는 그리 문제가 되지 않을 듯 싶습니다.종교는 혹세무민해서도 안되고 천당과 지옥,내세와 고해성사 등을 말하며 면죄부를 남발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종교가 자기수양을 통해 위로와 충만감을 주고 사회구원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극락과 지옥,내세 등은 내 마음 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나에겐 대자연이 위대한 신이고 종교입니다.오늘 석모도의 해명산,낙가산,상봉산이 신이고 종교입니다.보문사 절집에도 불자들과 나들이객으로 뒤엉켜 만원입니다.그러고보니 낙가산 보문사는 우리나라 4대 관음성지로 알려진 절집입니다.충만감을 얻고 일주문을 벗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