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바람따라

송죽회의 가을마실,선운사 도솔천 / 191027

천지현황1 2019. 10. 29. 09:13

송죽회의 가을마실,선운사 도솔천 / 191027


선운사호텔로 두 세시간의 시차를 두고 전국에서 부부팀들이 모여든다.이번에도 별셋부부는 허리고장으로 후일을 기약하며 아쉬운 마음을 전해왔다.빔을 지새며 나누는 정담은 자정을 넘긴다.다음날 아침 선운사 도솔천 숲 트레일은 명품숲길임을 확인한다.'참사랑'이라는 그리움의 꽃,꽃무릇은 이미 지고 잎만 무성하다.도솔암 가는 숲길은 환상의 길이다.도솔천 가는 길이 이랬으리라.


불교의 우주관에 의하면 세계의 중심은 수미산이다.그 꼭대기 위에 도솔천이 있다고 했다.그곳을 재현해 놓은 곳이 고창 선운사 도솔천이다.도솔암내원궁은 특별하다.미래불인 미륵보살이 설법하면서 지상으로 내려갈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는 내원궁엔 불자들의 기도가 한창이다.욕계의 제4천에 불과한 도솔천이 이렇듯 이상적인 정토로 등장하게 된 것은 미륵보살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이처럼 전라도에는 미륵불을 모시는 내 고향 소재 금산사와 함께 미륵의 신앙지가 여러 곳 있다. 


도솔암 마애불 앞에 섰다.마애불의 인상이 인자스럽다기보다는 장군상이다.하여 나는 이 마애불을 볼 때마다 전봉준 장군을 상상한다.장군이 이 마애불의 기상을 닮은 것으로 상상하는 즐거움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아마 장군의 어머니가 이 마애불 앞에서 치성을 드리며 마애불을 닮은 아들을 점지해달라고 간구하지는 않았을까.


도솔암 스님들의 독경소리를 들으며 도솔천을 내린다.유산객들과 섞이니 왁자지껄하다.다시 속계로 내려왔음을 느낀다.선계와 속계는 내 마음이 경계짓고 있었다.옳거니.심즉불(心卽佛),'마음이 곧 부처라'하였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