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 '조선의 백자전,군자지향' 관람후기 230427
봄날 용산 이태원로에 있는 리움미술관을 찾았다.화려함에 고고한 자태까지 갖춘 매혹적인 백자의 향연이다.42점 중 31점이 국보와 보물이다.예전에 국립중앙박물관과 간송미술관에서 관람했던 작품들이 눈에 띄어 반가움을 더했다.도요지 경기 광주 분원리에서 1년 여쯤 살았기때문에 더욱 조선백자와 친숙한 느낌이다.당시 분원리 백자 가마터가 발굴되기 전 텃밭 고랑에서 깨진 200여년전의 백자 파편이 즐비하게 출토되었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눈이 호강한다.조선백자,청화백자,철화백자와 순백자로 구성된 전시는 한자리에서 귀한 국보와 보물을 관람할 수 있어 좋았다.조선시대 왕실과 사대부들의 생활상을 엿볼수 있어 좋기는 하지만 한편으론 민초들의 분청사기가 생각나기도 했다.백자에 해학이 넘치는 그림과 산수화가 더해지니 고고한 자태가 더욱 돋보인다.조선후기로 들어와선 왕실에서 사용했던 청화백자가 화려한 문양을 자랑한다.아마 안료가 개발됨으로서 장식이 화려한 문양을 넣은 백자로 발전된 듯하다.백자 달항아리는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에서 소풍을 왔다.개인 소장 달항아리도 전시되어 있다.단아하다.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도공들의 기예가 화원들의 참신한 그림 협업으로 아름다운 백자의 탄생이 이루어졌으리라.조선시대 그림은 화가 작가의 이름이 알려져 있는데 왜 도자기 제작엔 도공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고 도자기만 전해내려올까.민초가 빚었기 때문일까.오래전에 품은 의문이다.
한 시간 반 동안 관람을 마치고 남산둘레길을 걸어 경리단길로 들어선다.서울 골목길을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녹사평역 부근의 찹쌀도너츠 가게에서 도너츠로 시장기를 때운다.아내와 가끔 시내 골목길을 오늘처럼 목적지를 정하지 말고 불현듯 어느 지하철역에서 내려 거리를 기웃거리자고 약조한다.유랑과 방랑의 자유스런 기쁨을 즐기기로 한다.오늘 미술관 관람후 골목 어슬렁거림이 나와 아내에게 또 다른 유랑과 방랑의 기쁨을 일깨워 준 선물이기도 하다.
남산둘레길
붉나무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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