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섣달 그믐날의 송년산행 (운길산-적갑산-예봉산)

천지현황1 2005. 7. 29. 15:23

섣달 그믐날의 송년산행 (운길산-적갑산-예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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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12.31 / 홀로 산행

* 조안보건지소(09:20)-수종사-운길산-새우젓고개-적갑산- 철문봉-예봉산-팔당대교(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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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산(雲吉山, 610.2m)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소재로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수되는 두물머리 (양수리) 북서쪽에 솟아 있는 산으로 <수종사중수기>에는 운길산, <동국여지승람>에는 조곡산이라고 적혀 있기도 하다. 산 중턱 수종사(水鐘寺)에서 바라보는 팔당호의 경관은 빼어나다. 운길산은 서쪽의 적갑산과 예봉산 연계산행의 시발점이기도 한다. 최근 연계산행을 하는 산객들이 많아져 이 코스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산행 들머리는 송촌리나 진중리에서 시작한다. 예봉산 연계산행 시간은 수종사 삼정헌(三鼎軒)에 들러 차(茶)를 한잔 즐긴다면 이 시간 포함 5 시간 정도 소요된다. 
 

  한 예봉산(禮峯山, 683.2m) 은 팔당댐을 사이로 두고 마주보고 있다. 사랑산이라고도 불린다. 등산 코스는 팔당리와 조안리 그리고 조곡에서 오르는 길이 있다. 정상에 오르면 팔당댐을 사이로 검단산과 마주하고 있다. 실상은 검단산의 앞모습은 하남 쪽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팔당 쪽에서 바라보는 것이 편안하다. 또한 정상에서 바라보는 운길산은 양수리와 함께 한 폭의 진경 산수화다

 

 한 해가 저무는 세모에 지나간 세월을 정리해 보며 조용한 산을 찾고 싶어 여러 곳을 생각하다가 운길산-예봉산 종주산행을 계획하고 집을 나선다. 곤지암으로 출근하는 아내 차에 동승해 팔당대교를 넘어 동막골에 내린다. 다시 양수리 가는 버스를 타고 진중삼거리 검문소에서 하차하여 송촌리 가는 마을버스로 갈아탄다. 요즘 양수리는 영하 10도가 여러 날 계속된 탓인지 양수리 검문소 샛강 은 꽁꽁 얼어 있다. 조안보건지소 앞에서 하차하여 보건지소 뒤 샛길을 곧 장 타니 낙엽이 적당히 쌓인 오솔길이다.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니 양지바른 산자락엔 묘소가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다. 묘소를 보니 좁은 국토를 생각하면 매장문화보다는 화장문화가 보편화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30여분을 지나니 수종사 일주문에 다달은다. 일주문은 아직 완공되지 않아 ‘雲吉山水鐘寺’현판이 달려 있지 않다. 수종사 입구엔 ‘묵언’팻말이 산객들에게 정숙을 요구한다. 수종사엔 대웅보전 응진전, 삼신각, 약사전 등이 팔당호를 바라보며 옹기종기 앉아 있다. 특히 대웅보전 옆에는 태종태후 정의옹주의 사리탑과 아름다운 팔각 5층 석탑이 위용을 자랑하며 자리하고 있다.  수종사엔 530여년 이상 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세월의 나이테를 그으며 동그마니 서 있다. 삼정헌에서 연차 향을 맡으며 동산 주지스님의 수종사 차시(茶詩)집을 들추어본다. 여기에서 내려다본 양수리 풍경은 운무 속으로 강을 숨긴다. 연차 향을 음미하고 수종사를 내려와 운길산 정상을 향하여 다시 발길을 옮긴다. 정상에 오르는 동안 독경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이따금 딱따구리인지 이름모를 산새가 나무를 쪼아대며 독경소리에 화답하고 있다.
 

 길산 정상에서 동서남북으로 조망하다 예봉산 가는 길로 접어든다. 새우젓고개를 지나고 적갑산을 돌아 철문봉에 이르기 전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잡아 컵라면과 소주 한잔으로 시장기를 때우니 한강에서 매섭게 불어오는 강바람이 조금은 견딜만하다. 철문봉에 이르니 산객 몇 분이 쉬고 있다. 예봉산 정상까지 참회의 시간을 가져본다. 산길을 걸으며 하는 명상은 문자 그 대로 입정에 드는 기분이다. 철문봉과 예봉산 정상에서 뒤 돌아다 본 운길산은 두물머리와 어울려 한폭의 산수화를 그린다. 예봉산 정상에서 바라 본 검단산은 편안하게 자리 잡고 앉아 있다. 덕소 아파트가 가깝게 보이고 도도하게 흐르는 한강은 말이 없다. 금년 한해 아무 탈없이 건강하게 지내며 감사생활한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내년에도 마찬가지로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고 다짐해 본다. 검푸른 한강을 가로지르는 물결에 석양이 은빛 선물을 안겨주는 풍광에 한 참을 바라보다 길을 내린다.   (200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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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모음

 

진중삼거리 - 꽁꽁 얼은 팔당 샛강

 

수종사 일주문 - 공사중

 

 부도

 

옥외 부처님

 

대웅보전

 

응진전

 

삼정헌 - 차를 무료로 즐길 수 있음. (실내 불전 성금 함도 있음) 

 

삼정헌에서 내려다본 안개에 쌓인 두물머리

 

정의옹주 사리탑과 5층석탑

 

아름답교 정교한 팔각 5층 석탑

 

수령 530년 이상된 은행나무 - 세조임금이 심었나?

 

기와 담

 

운길산 정상석

 

철문봉 가는 길에서 바라본 한강, 덕소 아파트

 

예봉산 중턱에서 바라본 검단산

 

예봉산 중턱에서 바라본 팔당대교

 

↗  팔당대교에서 바라본 팔당댐 (좌측산은 예빈산, 우측산은 검단산 줄기)

 

↗ 한강 물속의 오리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