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의 이해 / 제4강
* 2011.06.17 / 숲 입문 제4강 강사 ; 반칠환 선생님
숲 속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생겼길래 살만한 세상이라고 하는지 전국 각지로부터 강호제현들이 저녁식사도 거른 채 숲 연구소 입문74기 패찰을 목에 걸고 2011.06.17 19:00에 숲 연구소 에코룸에 모였습니다.일행은 18열 횡대 비슷한 기러기진(陣)을 치며 반칠환 선생님을 선두대장으로 삼고 김정하 조교샘이 후미대장을 보며 대원들은 졸(卒)이 되어 숲 습격에 나섰습니다.오늘의 작전명은 '수목의 이해'입니다.네번째 습격입니다.습격,거친 단어군요.숲 속 세상에선 이런 말 쓰지 않습니다.생태공부가 적절하겠네요.하지만 용어의 선택은 필자의 특권입니다.
숲 속 세상은 습격하기에 녹록치 않았습니다.숲 속의 제왕은 나무라더군요.왕비는 들풀이구요.그리고 졸(卒)은 어치(산까치),멧새,풍뎅이,애벌레,다람쥐,고라니,노루 등 인간만 빼놓고 살아 있는 생명체 모두에다 고사목까지 삼라만상이었습니다.우리 인간만이 이방인이었습니다.숲 속 가족들에겐 우린 UFO를 타고 온 외계인이었습니다.숲에 들자 어치가 경계병으로 나섰습니다.그가 도토리를 한 입 문 채 다람쥐와 속삭이다가 우리 입문74기 정예대원들을 발견하자 불의의 습격(Surprised attack)을 숲꾸러기들에게 경계 신호음을 보냅니다."띠띠,따따,외계인 출현,호랑나비 가루받이 중지,산초나무에서 세상모르게 꿀잠 자는 호랑나비 애벌레에게도 전달, 5령 잠에서 깨라,지렁이 텃밭갈이 중지,휘파람새 군악대장 군악 올리고..."조용하던 숲 속 세상이 호떡집 불난듯 갑자기 시끄러워집니다.
김이박최정강(金李朴崔鄭姜) 성(姓)을 가진 참나무 6형제가 거총하고 앞을 가로 막습니다.이파리 모양이 가지각색입니다.어떤 넘은 잎 앞 뒤가 갈색을 띄고 거친 갑옷을 입고 있습니다.떡갈입니다.삼국지에 나오는 장비를 닮았습니다.역시 옆에는 잎자루도 없고 면도를 해서 새 신랑처럼 매끈 한 넘,신갈이 서 있습니다.우리보고 목욕재계하고 청정한 마음으로 숲으로 들어서라고 권합니다.그리고 숲 속 세상 얘기를 잘 경청하고 수첩에 잘 기록하라고 당부합니다.종강 전 평가가 있다나요.그러나 우리가 바봅니까?정치인도 포퓰리즘으로 반값 등록금을 들먹이지 않습니까?우리 74기 대원들도 텍스트도 없는 강의 받아적기 힘들어 꾀를 부립니다.굼벵이도 볼기짝이 있다고 양심이 조금은 남아 필기 대신 디카로 숲 속 세상을 도촬합니다.우리가 만든 텍스트입니다.
아래 그림들은 도촬한 숲 속의 가족 사진입니다.모두가 잘 생겼습니다.맑고 밝고 훈훈한 세상에서 살아서인지 얼굴들이 모두 훤합니다.누가 교목이고,누가 관목인지 우리는 다 압니다.왕후박나무는 관목같이 생겼지만 엄연히 교목입니다.해설이 필요 없습니다.바람이 스쳐가며 하는 말,"74기 대원들은 3년 후 경희궁 느티나무 아래에서 만날까,아니면 돌담길 옆 두해살이 개망초 아래에서 만날까? 그것이 궁금하네".바람의 말씀 듣고 보니 필자도 궁금합니다.
(위 사진출처:반칠환님 강의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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