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씨를 심으면 고욤나무가 난다고라 / 감나무와 고욤나무
감씨를 심으면 감나무가 아니라 고욤나무가 난다고 알려진 것은 반만 맞는 얘기입니다.결론부터 말하면 감씨를 심으면 감나무가 나기도 하고 고욤나무가 나기도 합니다.이유는 이렇습니다.돌감나무나 고욤나무는 그 자체만으론 좋은 품종을 얻을 수 없어 좋은 품종과 접을 붙여야 좋은 품질의 감을 얻는 감나무가 됩니다.감나무는 이처럼 고욤나무나 돌감나무를 어미나무로 삼고 좋은 품질의 감나무와 접을 붙여 만들어집니다.
돌감나무는 열매 크기가 작은 돌감이 나오지만 어쨋든 감나무이지 고욤나무는 아닙니다.그래서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도 보면 돌감나무,산감나무 또는 똘감나무 등을 감나무의 이명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고욤나무는 감나무와 엄연히 다릅니다.둘 다 같은 감나무속이지만 종이 다르고 학명도 다릅니다.감나무는 Diospyros kaki 라는 학명을,고욤나무는 Diospyros lotus 라는 학명을 갖고 있지요.감씨를 심어 고욤나무가 나오는 경우는 어미목이 고욤나무이기 때문이고,돌감이 나는 경우는 돌감나무에 대목을 접붙인 경우입니다.결국 야생의 어미나무에 개량된 나무를 접붙일 때 그 어미나무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기입니다.
감,사과,배 등 유실수는 씨를 받아서 심으면 그 본연의 열매인 감,사과,배가 열리지 않고 돌감, 돌사과, 돌배 등이 열립니다.그 씨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는 열성이 되어서 나타나지 않고 접붙이기 이전의 품질이 좋지 않은 원래의 종으로 태어나는 것이지요.이처럼 식물의 모든 정보는 씨앗에 담겨 있습니다.그래서 감나무의 경우도 감씨를 심으면 돌감을 달고 나오는 감나무가 되기도 하고,어미목이 고욤나무라면 고욤나무가 나오기도 합니다.
아래 관찰그림은 식물의 정보가 씨앗에 담겨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흥미롭습니다.
[그림1]
위 그림은 북한산자락 백사실계곡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왼쪽은 나무 아랫부분하고 윗 부분하고 수피 색갈이 완연히 다릅니다.이유인즉 고욤나무에 감나무를 접붙힌 흔적이 보입니다.오른쪽 그림의 도장지에 난 어린나무가지의 겨울눈은 분명 '감나무'겨울눈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림2]
위 그림은 감나무 맹아지에 고욤나무가 돋아난 그림입니다.
겨울눈은 아래 그림 왼쪽이 위 나무의 왼쪽 '고욤나무'겨울눈,아랫 그림 오른쪽은 위 나무 오른 쪽의 ''감나무'겨울눈입니다.
그림2]는 [그림1]처럼 고욤나무에 감나무를 접을 붙인 사례인데,재미있는 것은 감나무 맹아지에서 돋아난 줄기에선 고욤나무 겨울눈을 달고 있고,본 나무의 어린줄기엔 감나무 겨울눈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이는 '씨는 본디 못속인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해 흥미롭네요.이 나무는 뿌리는 하나지만 오른쪽 본 나무(감나무)에선 감이 열릴 것이고,한 뿌리지만 왼쪽 나무에선 고욤이 열릴 것입니다.계절이 바뀌어 꽃과 열매가 맺는 시기에 다시 한번 확인해 봐야겠습니다.흥미로울 것을 생각하니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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