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치마 꽃은 지고 (위례둘레길/남한산성)
* 2013.05.01 / 집 (07:30)-마방 근처 위례둘레길 들머리(08:00)-객산-남한산성 벌봉-망월사-동문-남장대-개원사-산성주차장(12:00)...12km
온통 머릿속엔 요염한 처녀치마 꽃이 들어 앉았다.위례둘레길을 즐거운 마음으로 걷는다.연둣빛 산빛이 마음을 온통 푸르름으로 채운다.숲속의 애기요정,각시붓꽃이 청초한 모습으로 반긴다.산 아래 진달래도 어느덧 지고 철쭉이 그 자리를 대신해 산수화를 그린다.산벚꽃도 이따금씩 자리를 메꾸고 연두빛 세상에 화룡점정을 찍는다.산성에 닿기까지 혼자 산을 전세냈다.나무 둥지를 옮겨다니며 노래를 부르는 쇠딱따구리도 기쁨을 준다.동고비 한 마리가 먹을 것을 내 놓으라고 졸졸 따라온다.동고비에게 미안하다.배낭엔 물 한통과 과일 두 개 뿐이다.
산성을 돌아 처녀치마 군락지를 찾아가자 이미 시절이 한참 지난 것을 알았다.'왜 진작 서둘러 오지 이제 왔느냐?'고 나에게 묻는다.한가한 세상을 괜히 바쁜척 살았나보다.연둣빛 세상을 본 것에 만족해야 했다.그녀의 요염한 자태를 보는 것은 내년을 기약하는 수 밖에.그래서 창고사진을 꺼내 허전한 마음을 달랬다.
처녀치마 130501
【창고사진】
남한산성 1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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