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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선재길 (오대산-상원사) 이후

천지현황1 2014. 8. 18. 16:26

오대산 선재길 (오대산-상원사) 이후

 

* 2014.08.17 / 월정사-상원사 9km 이나,섶다리가 폭우로 무너져 폐쇠되어 일부 구간만 걷다

 

선자령을 내려오자 혼잡할 귀경길이 걱정됐다.오대산 선재길이 생각났다.귀경차량도 한가해질 늦은 오후를 이용하여 귀경할 요량이다.월정사로 차를 몰았다.매표소에서 두 사람의 입장료6,000원과 주차비 5,000원은 너무 비싸다.문화재 관람료 명분으로 받는 입장료는 문화재청과 절집의 반반 수입으로 알고 있다.사찰에서 장사하는 모습으로 비친다.절집에서 받는 입장료는 합리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절을 통과해 산을 오를 때도 어김없이 입장료를 징수한다.이것 또한 시정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괜히 비싼 입장료때문에 잠시 심기가 불편했다. 

 

선재길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다.비옷을 입고 선재길에 들어서서 작은 오솔길을 걷노라니 다시 상큼한 기분으로 돌아왔다.계류를 건너고 다시 걷다보니 섶다리로 이어진다.그러나 이 다리가 지난 홍수로 다리가 훼손되어 건널 수가 없다.다시 가던 길을 접고 주차장으로 회귀한다.비로 울퉁불퉁 패인 길을 곡예하듯 차로 달려 상원사 문수동자상 앞에 섰다.고즈넉한 절집 고요가 흐르더니 사위에 어둠이 깔릴 찰라 절집을 내려왔다.

 

주차장에 막 도착할 즈음 안내판의 꽃을 들여다 보는 순간,굉음을 내며 절에서 주차장으로 내리는 길을 급가속하여 돌진해 내려오는 자동차 한 대를 돌아본다.불과 10여초 사이다.우리는 생사의 기로에서 살아났다.안내판의 꽃을 들여다보지 않았다면 주차장을 가로 지르며 그 차와 크게 충돌했을 것이다.생과사는 둘이 아니고 하나임을 실감했다.주차장 끝에서 멈추어 선 자동차에서 운전자가 한 참후에 문을 열고 나온다."어디 다친 데는 없습니까?"내가 물었다.운전자는 절집에서 여신도들이 즐겨 입는 회색 몸빼바지의 젊은 여신도 같다.괜찮다는 대답 대신 "브레이크가 안들었어요." "다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라는 말을 건네고는 우린 차에 올라탔다.아내는 이 때부터 그 당시의 상황을 회상하며 놀란다.안내판의 꽃을 들여다보지 않고 주차장에 있는 내 차를 타러 갔다면,우린 그 차를 피할 사이도 없이 그 차와 크게 충돌했을 것이다.가슴이 콩닥대는 아내를 진정시켜야만 했다.아마 운전자가 내리막길에 브레이크를 밟는다는 것이 엑셀레이트가 밟은 것 같다.차체가 약간 솟은 땅과 부딪히자 굉음을 내며 불똥이 튀었다.차체가 크게 흔들릴 댸 운전자는 엑셀레이터에서 발이 떼어지고 다시 그 때야 비로소 브레이크를 밟았을 것이다.그래서 저만치 주차장 가장자리에서 간신히 멈추었으리라.여하튼 다행이다.다행히 주차장엔 우리 두 사람 뿐이었고,주차된 자동차도 두 세대 뿐이었다.크게 다친 사람도 없고 놀랜 가슴만 진정시키면 되었으니.

 

선재길 일부구간을 걷고 난 후,상원사에서 생사의 경계를 넘나든 순간을 체험했다.꿈을 꾼 듯 하다.꽃이 우릴 살렸으니 앞으론 꽃에게 더욱 소중한 마음으로 다가서야 할 듯 싶다.1박2일 여행을 끝내고 가는 늦은 밤길 귀경길 고속도로는 뻥 뚫렸다.

 

 

 

 

 

 

 

 

 

 

 

 

 

 

 

상원사 문수동자좌상 (국보 제221호)

 

 

 

 

상원사 동종 (국보 제3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