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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마실 2박3일 / 190301-190303 셋째 날,순천 낙안읍성 ▶ 조계산 선암사

천지현황1 2019. 3. 4. 18:04

남도마실 2박3일 / 190301-190303 셋째 날,순천 낙안읍성 ▶ 조계산 선암사


* 첫 날,광양 쫓비산 / 광양매화마을 ▶ 소록도 ▶ 거금도

* 둘째 날,금탑사 비자림 탐방 ▶ 고흥 마복산 ▶ 고흥 팔영산 

* 셋째 날,낙안읍성 ▶ 순천 조계산 / 선암사




셋째 날,

◈ 낙안읍성 성곽산책 ...1.7 km / 30분


산행을 마친 후 최고의 보약은 체험상 찜질방이다.산행에서 지친 몸을 다스리기엔 찜질방 만한 곳이 없는 듯 하다.물맛사지를 받고 나면 몸의 세포가 살아난다.종아리 근육도 좋아한다.새벽에 찜질방을 나와 벌교할매밥집을 찾는다.시장통 허름한 가게에 탁자가 딱 셋이다.단돈 3,000원짜리 백반 밥상이 푸짐하다.남도의 갈치 속젓과 새우를 넣어 담은 김치 맛은 고향의 엄마표 손맛 그대로다.알맞게 구운 서대 맛은 또 어떤가.일품이다.어제 꼬막정식 1인분에 20,000원은 가성비로 따지면 비교가 안된다.


조계산 선암사의 선암매가 눈에 아롱졌다.광양 매화마을에서 매향을 맡은 터라 선뜻 기수를 북으로 돌린다.가는 길에 낙안읍성 성곽길을 산책한다.선암사를 올 때마다 참새가 떡방앗간을 찾듯 들리는 곳이다.아침 산책치곤 기분이 꽤 상쾌하다.성안엔 주민도 살고 있어 성곽길에서 안을 훤히 들여다 보기가 민망하다.성안엔 민박집도 여러 채 있어 토방엔 신발이 어지럽게 널려 있기도 하다.해미읍성과 고창 모양성과 함께 낙안읍성은 평지에 건설된 성이다.전쟁은 예나 지금이나 불청객이다.성은 공격자의 것이 아니고 수성하는 자의 몫이기에 더 슬픈 유적이다.



성곽을 내려와 밖으로 나오니 성곽을 쌓은 돌이 페루여행시 쿠스코의 로레토 거리에서 본 12각돌의 축성술에 못지 않은 축성술이다.


(창고사진)


 
















◈ 조계산 선암사 


* 선암사주차장(09:05)-선암사-대각암-장군봉-큰굴목재-선암사주차장(13:45) ... 11.28 km/ 4시간 40분


승선교 무지개다리 밑에서 강선루를 배경으로 한 컷 잡는다.달밤에 선녀가 내려왔다는 강선루가 아름답다.선암매를 볼려고 서둘러 선암사 경내로 진입한다.원통전 뒤로 서둘러 갔으나 선암매는 아직 꽃봉오리를 맺고 있을 뿐이다.산중이라 꽃이 늦다고 법당을 소제하던 보살님이 귀뜸해준다.선암산 뒷간을 지나며 정호승의 시,'선암사'를 회상한다.'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고,선암사 해우소(뒷간)에 가서 싫컷 울어라고'.


대각암 숲 속길을 오르다가 10년도 지난 초행길에서 행자승이 숲 속에서 북치는 연습을 하던 모습이 어른거렸다.아마 그 때가 사월초파일에 가까운 때였을 것이다.우리가 곁을 지나는데도 북치는 데 얼마나 몰입해 있던지 그는 아마 길손을 의식하지 못했다.지금쯤 그 행자승도 어였한 수도승이 되었으리라.


장군봉 가는 길은 멀다.3일동안 연이어 네개의 산을 오르내리니 우리도 껄렁한 산꾼임에 틀림없다.35km 이상의 산길을 걸었다.뒤쳐저 묵묵히 오르는 아내를 뒤돌아 본다.도반 잘 못 만난 탓을 하고 있을까.무얼 생각하며 산길을 걸을까.끝내 궁금했으나 묻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