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상장능선에서 바라 본 오봉은...(삼각산)

천지현황1 2006. 9. 2. 23:31

 

-상장능선에서 바라 본 오봉은...(삼각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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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2 / 나홀로

*솔고개(08:30)-상장능선-우의능선-영봉-하루재--백운산장-백운암문-대동사-산성매표소(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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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주말마다 검단산 아니면 남한산성만 좋아하다 보니 삼각산이 갑자기 그리워졌다. 그리고 나홀로 멀고 긴 산행길을 걷고 싶기도 했다. 아내에겐 오랜만에 늦잠 선물도 안겨주고 싶어 깨우지 않고 나홀로 배낭을 챙긴다.

 

 그동안  산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깐엔 노력도 많이 했다. 우선 의식적으로 산행기 작성하는 횟수를 줄였다. 그리고 멀고 긴 산행을 피했다. 또 산하지인들과 함께 하는 산행도 가급적 줄였다. 그러고 나니 그동안 자가진단한  산중독 4기가 서서이 그 중독증에서 벗어나는 것 같다.

 

 그래도 일주일에 한번은 집에서 가까운 낮은 산을 찾는다.  여유로움을 동반한 산행길은 꼭 정상을 고집하지도 않는다. 숲 속에 들어 앉아 책을 읽다가 돌아 오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정상까지 시간 단축 산행을  회피하니 더욱 여유롭다. 산길을 가며 새소리도 즐기고 산길에 방긋 웃는 꽃들과도 눈맞춤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 아직도 늦더위는 여전하고

 

 구파발 가는 지하철 속에서 읽는 소설책은 재미가 있다. 군데 군데 작은 클라이막스가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적당히 지나간다. 전철역을 빠져나와 솔고개 가는 버스를 타기전에 김밥 한줄을 산다. 오늘 배낭 속은 부자다. 포도 한 송이, 바나나 한개, 소주 반병 그리고 보리차 한병이 걸망 속에 함께 한다. 시절은 9월로 접어 들었지만 아직도 늦더위는 여전하다.

 

 들머리 솔고개에서 막 산길을 접어들면서 파란 하늘을 바라본다. 따가운 햇살이 숲 속에선 조각나 있다. 아직도 늦여름을 즐기는 참매미 소리는 그 소리가 많이 잦아들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어느 지방 사투리로 우는지 맹렬하기만 했다.

 

# 호젓한 상장능선 길

 

 좀 이른 시간인지 산길이 호젓하여 좋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술, 인생, 건강 등등 갑자기 파도처럼 밀려오는 생각들이 무념무상의 오늘 산행길을 만들긴 다 틀렸나보다. 그래 좋다. 오늘 산행길에 대충 생각들을 정리나 해보자고 마음먹는다.

 

 엉금엉금 상장2봉을 기어 오른다. 어느 산님에게 삼각산 세 봉우리와 설교벽, 숨은벽 등줄기를 배경으로 한 컷을 부탁한다. 맑은 날씨탓에 조망이 트여 시원스럽다. 그러나 맑은 날의 산세는 신비롭지 않다.  운무에 쌓인 산길을 좋아하는 나는 속 마음이 조금 엉큼한걸까?

 

# 아름다운 능선 길

 

 상장3봉 조금 빗겨 너럭바위에 자리하고 전철 속에서 읽다만 소설책의 줄거리를 쫒는다. 시원한 바람이 살랑이며 지나간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인기척에 깨어나 자리를 털고 다시 산길을 걷는다. 무작정 걷고 싶다. 산길 오솔길은 언제 걸어도 항상 기분이 좋다. 가끔 전망바위를 만나면 눈을 즐긴다. 오른편엔 삼각산 산봉우리가 우람하게 줄지어 서서 내려다보고, 왼편으론 도봉의 5봉이 편안하게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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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모음